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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올해도 순창, 장맛 축제로 대박 터트렸다”

20년 전통 잇는 순창장류축제, 세대와 문화를 버무리다

(순창=타파인) 이상선 기자 =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열린 제20회 순창장류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비구름이 머문 궂은 날씨 속에서도 순창의 장맛은 변함없이 진했고, 전통과 세대를 잇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축제장을 가득 메웠다.

 

20년의 시간, 장맛으로 익다

순창의 빛깔, 세계를 물들이다’를 주제로 열린 올해 축제는 지난 20년 동안 쌓아온 순창의 전통과 정체성을 오롯이 담았다.
 

전통고추장민속마을, 발효테마파크, 팡이공원 등 주요 공간은 하루 종일 고소한 메주 냄새와 흥겨운 농악 소리로 들썩였다.

 

축제의 상징 프로그램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은 옛 순창 고을의 자부심을 담아 다시 재현되었고, 행렬이 지나는 길목마다 관광객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황금메주를 찾아라”...시민이 만드는 참여형 축제

올해 축제의 핵심은 ‘참여’였다.
 

20주년을 맞아 준비된 ‘황금메주를 찾아라’, ‘장추왕을 찾아라’‘고추 꼭지 빨리 따기’ 등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았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캐치! 티니핑’ 공연과 청소년 영화제는 세대를 하나로 엮는 다리 역할을 했다.

 

“아이 손잡고 왔는데, 직접 장 담그는 체험까지 하니 순창이 왜 발효의 고장인지 알겠어요.” 서울에서 온 한 가족은 축제장 한켠에서 “순창의 향이 오래 남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전통에 예술을 더하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문화예술의 장으로 확장됐다.
 

지난 18일 열린 순창예술제는 그림, 시화, 사진 등 지역예술인들의 손끝에서 완성된 작품들로 순창의 감성을 더 깊이 물들였다.

 

지역 청년 예술가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한편, 축제장 곳곳에는 지역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순창의 ‘미래 세대’가 만들어가는 문화의 맥을 보여줬다.

 

친환경 실천으로 진화한 ‘지속가능한 축제’

올해 축제는 ‘지속가능한 축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다회용기 사용 확대, QR코드 안내 시스템,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앞치마와 그늘막 제작 등 환경을 고려한 세심한 운영이 돋보였다.

 

발효테마파크 일원에 조성된 국화 포토가든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하트형 조형물과 장독대 포토존에서 ‘인생샷’을 남기는 방문객들로 가을빛 순창은 더욱 따뜻해졌다.

 

“전통의 힘, 세대를 잇는 미래로”

폐막식에서 최영일 순창군수는 “20년의 전통을 이어온 순창장류축제가 세대를 잇는 참여형 축제로 성장해 기쁘다”며 “앞으로도 순창이 가진 전통의 가치와 장류산업의 잠재력을 살려 세계가 주목하는 발효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기자의 눈

올해 순창장류축제는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니었다. 전통이 단절되지 않도록 세대를 엮고, 환경과 예술, 지역경제를 함께 버무린 ‘순창식 르네상스’였다. 순창의 장맛은 여전히 깊고, 그 향은 세대를 넘어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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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선 기자

내 편인 사람들한테 비수를 꽂고, 상처 주는 일. 내 편인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불편하게 만드는 일. 남들은 기자가 하는 일이 '남의 비극 가지고 장사하는 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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