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의원의 사전투표제 폐지론이 선거 후유증을 앓고 있는 남원·임실·순창 주민들의 가슴을 한번 더 찢어놓고 있다.
이 의원이 전국 시·군가운데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인 남원·임실·순창 선거구민들이 부정 선거를 저지른 것처럼 발언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사전투표일을 하루로 축소하거나, 사전투표제를 없애고 본 투표일을 이틀로 늘리는 식으로 제도를 고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사전투표는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정황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사전투표일에 맞춰 각종 모임을 만들고, 관광을 빙자해 타 지역에서 투표를 하도록 동원하는 식이다. 총선 시기 농한기를 맞은 농촌 지역구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의원 주장에 따르면 농촌 지역구인 남원·임실·순창 일부 주민들이 각종 모임을 만들고, 관광을 빙자해 선거법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
21대 총선에서 남원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47.31%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순창 45.73%, 임실 42.35%로 각각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남원·임실·순창 선거구는 오랫동안 당이 아닌 인물이나 공약을 보고 표를 행사하는 지역으로 전국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대도시에 비해 시민의식이 앞선 것으로 분석돼 왔다.
하지만 남원·임실·순창 주민들은 이 의원이 지역에 오명을 씌웠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순창에서 농사를 짓는 박수명씨는 "그동안 본투표일에 일이 생기면 투표를 할 수 없었는데, 사전투표제가 생기고 나서 이틀에 걸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 너무나 편리하다"고 말했다.
남원시민 김영한씨는 "사전투표가 편리하기 때문에 이용한 것인데, 이용호 의원의 발언 때문에 마치 시골도시는 관광지에서 향응 접대를 받고 부정선거를 치른 것 처럼 되버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사전투표제는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가 별다른 신고 없이 본 선거일 이전에 투표하는 제도로, 사전투표제에 대해 국민들이 편리성이 높아지면서 최근에 진행된 21대 총선에서 26.69%로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