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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국 한 그릇에 30년을 걸다…강남 일식집, ‘덜어내기’로 매출 2배 뛰었다

(서울=타파인) 이상선 기자 = 불황의 파고가 외식업계를 덮친 가운데, 서울 강남의 한 일식당이 메뉴를 줄이는 역발상으로 매출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점심 메뉴를 단 두 가지로 압축하고 ‘한 그릇의 완성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선택이 전년 대비 매출 54.5% 성장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아카사카 일식 강남역본점은 2025년 하반기부터 점심 메뉴를 ‘일상의 복국한상’과 ‘프리미어정식’ 두 가지로 전면 재편했다.

 

기존 10여 종에 달하던 점심 메뉴를 과감히 덜어낸 결정이었다.

 

결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2026년 1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2% 급증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54.5% 성장을 기록했다.

 

외식업계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메뉴 확대와 할인 경쟁에 나서는 흐름과는 정반대의 선택이었다.

 

이 매장은 “이 집에 오면 이것을 먹는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고객에게 던졌다.

 

점심시간 평균 웨이팅 40분이 말해주듯, ‘복국한상’은 단순한 메뉴를 넘어 이 집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복국한상의 중심에는 30년 경력의 복어 장인 곽문영 셰프가 있다.

 

곽 셰프는 매일 직접 손질한 복어로 국물을 내며, 깊고 맑은 맛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열 가지를 평균적으로 하는 것보다 두 가지를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장인의 길”이라며, “집중하자 주방 동선과 준비 과정이 30% 이상 개선됐고, 결과적으로 한 그릇의 완성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메뉴는 명확한 역할 분담으로 설계됐다.

 

복국한상은 직장인을 겨냥한 일상의 점심 메뉴로, 프리미어정식은 비즈니스 미팅이나 기념일 등 격식 있는 자리를 위한 선택지다.

 

저녁에는 프리미엄 오마카세를 운영해 브랜드의 격을 유지하고, 점심에는 ‘일상’과 ‘격식’이라는 두 축으로 고객 수요를 정확히 나눴다.

 

성장의 또 다른 축은 경영 구조였다.

 

최은겸 대표는 메뉴 구성과 브랜딩, 고객 경험 전반을 총괄하며 전략을 설계했고, 곽문영 셰프는 요리의 완성도와 복어 전문성에 전념하는 ‘투트랙’ 체계를 구축했다.

 

최 대표는 “모두가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할 때, 우리는 하나를 제대로 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주방의 모든 에너지가 두 메뉴로 모이면서 품질과 속도, 고객 만족이 동시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메뉴 개발도 한몫했다.

 

곽 셰프가 개발한 ‘후구 미소 된장’은 복어를 곱게 다져 일본 전통 미소 된장에 섞은 메뉴로, 발효와 숙성의 균형을 조정해 복어 특유의 감칠맛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시도로, 이 집만의 시그니처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5년 외식업 폐업률은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다수의 매장이 메뉴 확장으로 돌파구를 찾다 실패한 것과 달리, 이 일식당의 성과는 ‘선택과 집중’이 불황기에도 유효한 전략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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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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