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6 (목)

  • 구름조금동두천 13.6℃
  • 구름조금강릉 13.8℃
  • 구름많음서울 15.4℃
  • 맑음대전 14.0℃
  • 구름조금대구 14.9℃
  • 맑음울산 15.4℃
  • 구름많음광주 17.5℃
  • 맑음부산 17.1℃
  • 구름많음고창 14.9℃
  • 흐림제주 18.8℃
  • 구름많음강화 14.2℃
  • 구름조금보은 13.1℃
  • 구름조금금산 12.6℃
  • 구름많음강진군 15.0℃
  • 맑음경주시 14.2℃
  • 구름조금거제 14.0℃
기상청 제공
메뉴
후원하기

[칼럼] 법조인 출신 정치인의 품격...정의는 권력보다 크다

법의 양심이 흔들린 시대, 우리는 다시 김병로를 말한다
김병로 정신 계승 칼럼 시리즈①

‘윤석열 내란’ 이후, 대한민국의 법은 더 이상 국민의 신뢰 위에 서 있지 않다. 법의 공정성과 사법의 독립이 정치적 논쟁의 도마 위에 오른 지금, 법복을 벗고 정치로 향한 판사와 검사 출신 인사들의 행보는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의는 어디에 서 있으며,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은 과연 그 이름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이번 칼럼 시리즈는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의 사법정신을 중심에 두고, 오늘의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이 잃어버린 ‘양심의 좌표’를 되짚는다. 권력의 언어가 정의의 언어를 덮고, 법의 이름으로 정치가 흔들리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편집자주]

 

1948년 9월 13일 대한민국의 초대 대법원장에 한 사람이 올랐다.
그의 이름은 김병로(1887~1964).

 

전북 순창에서 태어난 그는 일제강점기, 변호사로 활동하며 독립운동가들의 변론을 맡았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억울한 이들의 편에 섰던 ‘양심의 법조인’이었다.

 

그가 남긴 한마디는 지금도 생생하다. “법은 권력의 시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단지 사법부의 독립을 말한 것이 아닌, 법조인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도덕적 좌표였다.

 

그로부터 77년이 지난 오늘, 법복을 벗고 정치에 뛰어든 이들이 많다.
그러나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은 김병로의 그림자 앞에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법은 국민의 마지막 보루였고, 그 법을 지키던 사람이 정치로 나아간다는 것은 곧 ‘정의의 가치’를 정치 현장에 옮긴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은 다르다.
법을 집행하던 그들이 권력의 줄을 서고, 계파의 논리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정의의 언어는 사라지고, 이해의 언어만 남았다.
이것이 과연 ‘법조인 출신 정치인’의 품격이라 할 수 있을까.

 

법조인 출신 정치인은 누구보다 엄격해야 한다.
말보다 행동이, 논리보다 윤리가 앞서야 한다.
그들의 정치 한 걸음, 발언 한 마디는 곧 법과 정의의 무게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은 권력보다 양심을, 국가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했다.
그는 법조인이기 전에 인간이었다.
그 정신이 오늘의 법조인 정치인들에게 다시 깃들길 바란다.

 

지금 정치가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양심의 리더십이다.
정의를 말하던 이들이 권력을 좇지 않을 때, 비로소 국민은 정치에서 희망을 본다.

 

“그대들은 지금, 정의의 편에 서 있는가.”
김병로 대법원장이 남긴 이 질문은, 오늘의 모든 법조인 출신 정치인에게 던지는
시대의 경고이자, 양심의 부름이다.

3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