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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물의 남원 임대아파트 '높은 보증금' 논란

‘선임대 후분양’…준공도 안된 임대아파트 이자까지 부담?

남원시 노암동에 짓고 있는 임대아파트 현장사무실. 최근 현장사무실이 들어선 부지에 대한 불법 건축물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남원의 한 임대아파트가 기자들에게 청탁의 대가로 수천만원을 건네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임대아파트의 높은 임대보증금이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게다가 임대 취지에 맞지 않게 준공도 안된 임대아파트의 이자를 임차인이 부담해야할 상황이어서 계약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이 임대아파트 계약서에 따르면 임대보증금 54%에 대한 20개월분 이자를 '중도금 이자 후불제' 방식으로 계약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대보증금을 완납할 경우 84형(25평) 기준으로 1억7500만원을 미리 납부해야 한다. 

이 고가의 임대보증금(평당 690만원)은 현재 남원에서 분양 중인 신규 아파트 매매가격(평당 670만원)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임대아파트 보증금과 신규 아파트 매매가격이 비슷한 셈.

하지만 이 임대아파트의 경우 2년마다 주변 시세를 반영해 최대 5%까지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 임대의무기간 동안 5%씩 임대료가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평당 800여 만원으로 고가 임대아파트가 된다. 

게다가 계약 후 2년뒤에는 매 1년마다 재계약을 맺어야 하며 이에 따른 보증수수료 25%분을 임차인이 부담해야 된다. 

이렇게 8년 동안 비싼 돈을 들여 거주하지만 인테리어 등 변형을 줄 수 없으며, 벽지 및 장판, 전등기구 등 소모성 자재에 대해 임대를 내준 건설사는 10년(특별한 경우 6년)을 교환주기로 계약서에 명시했다. 이에 따라 임차인이 바꾸지 않는 한 꼼짝없이 8년간 오염된 벽지와 장판을 사용해야 되는 형국이다. 

이처럼 임대아파트의 계약형태 또한 선분양 후시공처럼 전형적인 건설사에 유리한 계약이며,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이 임대아파트 건설사가 얻는 가장 큰 이점은 매매의 경우 판매가 이뤄지면서 세금이 발생해 곧장 납부해야하지만, 임대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형태이기 때문에 부가세 등 세금에서 수년간 자유롭다"고 지적했다. 

이 임대아파트를 계약한 A씨는 “그냥 일부 금액만 부담하면 은행 대출 작업이랑 알아서 다 해준다고 해서 계약했는데, 이렇게 비싼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계약자 B씨는 “분양사 관계자 설명만 들었을 때는 혜택이 좋은 줄 알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너무나 비싸다"며 "계약전에 냉철하게 판단해볼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다"고 말했다. 

남원 시민 C씨는 "임대아파트라더니 가격도 비싸고 준공도 안돼 입주도 못하는데, 입주전까지 계약자가 이자를 부담하는 것은 너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남원시는 "우리도 문제점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임대아파트의 경우 지자체가 개입해서 분양가 조절 같은 것에 대해 손을 쓸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임대아파트 관계자는 "주변 시세를 반영해 임대료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우리는 중도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직 임대아파트가 준공되지 않았지만 입주전까지 후불제 방식으로 계약자가 이자를 부담해야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역 기자들 돈봉투 청탁 파문에 이어 출퇴근시 교통대란 및 고가의 임대보증금까지 각종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어 이 임대아파트 계약을 앞둔 남원 시민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프로필 사진
이상선 기자

내 편인 사람들한테 비수를 꽂고, 상처 주는 일. 내 편인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불편하게 만드는 일. 남들은 기자가 하는 일이 '남의 비극 가지고 장사하는 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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