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에 보내는 편지
어머니, 그리고 양지미장원
히뿌연 연기처럼 창 너머로 보이는 산은 산이 아니요, 가려진 거대한 군함 같다. 남공회 정기총회 “고향발전에 힘 모으자” 도시에 뿌려지는 미세먼지가 흡사 바다의 짙은 안개처럼 내 시야에 흩어져 있다. 불현 듯 떠오르는 고향산천. ◈ 고향에 보내는 편지 지금 내가 있는 이 공간보다 오래전 그곳은 꾀나 맑고 순수했던 것 같다. 나는 작년 9월 30일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고향하면 그리운 이들이 많이도 생각나겠지만, 그중에서 ‘어머니’라는 단어는 누구랄 것 없이 다 그리움처럼 떠오를 것이다. 나의 어머니는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지만(아마 처녀 때부터였을 것이다) 손기술 하나로 미장원 일을 하셨다. 지금은 헤어샵, 머리방이라고 그럴싸하게 좋은 상호로 불리지만, 내가 알고 있는 정다운 이름은 그냥 미장원이었다. 어머니는 미장원 일을 육십이 넘어서까지 하셨다. 거의 40년을 한 가지 일만 꾸준히 하신 것 같다. 미장원은 내가 유년시절, 학창시절을 모두 보냈던 곳이다. 동문사거리 양지미장원. 어머니는 가위와 씨름하며 그 독한 파마약과 친구하며 그곳에서 나를, 그리고 우리를 키우셨다. 그 덕분에 나와 형, 그리고 두 누님은 물질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