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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문 출연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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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과 9일에 남원 지리산 소극장에서 조금은 뜻 깊은 연극이 펼쳐졌다.
한때 불량학생으로 낙인찍혔던 김철수(가명) 학생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꿈꿨던 연극을 무대에 올렸기 때문이다.
김군 자신이 직접 기획과 연출을 맡은 연극 ‘소문’은 첫 공연부터 객석이 꽉 찰 정도로 열기가 후끈했다.
연극 소문은 김군이 자라면서 학교에서 경험했던 일과 어른들의 편견으로 자신이 괴로웠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었다.
이번 작품은 순수 남원지역 남·여 고등학생들이 배우와 스텝이 돼 리얼한 현실 연기를 펼쳐 관객들을 압도 했다.
연극 소문은 학창시절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부터 학교일진 학생들의 폭력성, 공주병부터 왕자병에 걸린 친구들, 왕따 친구의 모습, 선생님들의 편견, 돈이면 다 해결되는 사회풍토를 적나라하게 담았다.
출연 배우 20명의 프로급 대사와 몸동작은 방과 후 틈틈이 연습을 해왔다고 믿어지기 어려울 만큼 완벽히 역할을 소화했다.
김국일 남원지청장과 법사랑 남원지역협의회 위원들, 학부모들은 이날 김군의 공연을 관람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김군은 한때 할머니와 단 둘이 생활하면서 생활이 극히 곤궁해 불량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면서 급기야 2009년 가을 친구들과 오토바이를 훔쳐 절도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전주지방검찰청 남원지청은 김군에게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오재명 법사랑위원을 선도위원으로 선정했다.
김군은 그때만 해도 정신을 못차린 채 불량 친구들과 어울리며, 잘못된 행동을 일삼았는데 오 위원은 선도기간이 끝났어도 지속적으로 김군의 후견을 자처했다.
이 과정에서 오 위원은 직접 소년법원에 참여해 ‘내가 이 아이를 잘 돌보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오 위원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은 결국 김군을 변화시키며, 잘못을 깨닫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김군은 이후 자신의 꿈인 연기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오 위원은 이러한 김군을 적극 도왔다.
8일 시작한 연극 ‘소문’은 이렇게 탄생했다.
오재명 위원은 “김 군이 자신의 본성을 잃지 않고 바른 길로 돌아와 줘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법사랑 위원 활동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을 관람한 남원지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념범에 대한 선도유예를 통해 그들의 재범을 예방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