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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과 9일에는 지리산 소극장에서 조금은 뜻 깊은 연극이 펼쳐졌다.
한때 불량학생으로 낙인찍혔던 김철수(가명) 학생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꿈꿨던 연극을 무대에 올렸고, 그동안 김군을 후견하며 묵묵히 앞길을 열어줬던 오재명 법사랑 위원이 보람을 찾는 자리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오재명 법사랑 위원과 김군의 인연은 7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단 둘이 생활해온 김군은 할머니가 기초생활수급자여서 생활이 극히 곤궁해 불량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게 됐다.
그러다 급기야 2009년 가을 친구들과 오토바이를 훔쳐 절도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전주지방검찰청 남원지청은 김군에게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며 오재명 법사랑위원을 선도위원으로 선정했다.
김군은 그때만 해도 정신을 못차린 채 불량 친구들과 어울리며 잘못된 행동을 일삼았는데 오 위원은 선도기간이 끝났어도 지속적으로 김군과 연락하며 후견을 자처했다.
이 과정에서 오 위원은 직접 소년법원에 참여해 ‘내가 이 아이를 잘 돌보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오 위원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은 결국 김군을 변화시키며 잘못을 깨닫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김군은 이후 자신의 꿈인 연기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오 위원은 이러한 김군을 적극 도왔다.
8일 시작한 연극 ‘소문’은 이렇게 탄생했다.
연극 소문은 학교에서 잘못된 소문, 편견 등으로 소외된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어른들에게 그들의 일상과 진심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군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와 스텝을 모집해 연출과 기획까지 도맡았다.
출연 배우는 20명으로 대부분 남원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며, 연기를 배운 적이 없으나 연기를 하고 싶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날 첫 공연은 객석이 중·고등학생들로 꽉 찾다. 열기가 후끈했다.
남원지청(지청장 김국일) 직원들과 법사랑 남원지역협의회 위원들도 이날 김군의 공연을 관람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남원지청은 앞으로도 소념범에 대한 선도유예를 통해 그들의 재범을 예방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오재명 위원은 “김군이 자신의 본성을 잃지 않고 바른 길로 돌아와 줘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법사랑 위원 활동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