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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특집] 전쟁 속에서도 사랑을 노래하다…75년 만에 무대 오른 ‘부산 키다리 아저씨’

부산의 기억 속 영웅, 위트컴 장군이 돌아왔다
한국전쟁의 폐허 속, 고아들에게 희망을 심은 미군 장군 ‘위트컴’의 실화가 가족음악극으로 부활하다

(부산=타파인) 이상선 기자 =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인간애를 잃지 않았던 한 미군 장군의 실화가 75년 만에 무대 위로 돌아온다.

 

부산창작오페라단이 제작한 가족음악극 <부산사나이 키다리 위트컴>이 오는 11월 22일(토)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을 지키며 수많은 전쟁고아들을 보살핀 리처드 S. 위트컴 장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부산 시민들이 그를 ‘키다리 아저씨’, ‘빅가이(Big Guy)’라 부르며 존경했던 이유는 단 하나, 그는 전쟁 한복판에서도 “사람을 지킨 장군”이었기 때문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위트컴 장군은 부산 방어와 UN군 지원을 총괄하며 최전선에서 작전을 지휘했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군인이 아니었다. 포화 속에서도 고아들의 굶주림을 외면하지 않았고, 부대 내 고아원을 설립해 미군 병사들과 함께 식량과 의복을 지원했다.


일부 아이들은 그의 주선으로 미국 가정에 입양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며 잊혀졌던 그의 이름은 이번 공연을 통해 다시 불린다. 부산의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인류애의 기록이 예술로 되살아난 것이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양지웅 연출가는 “이 작품은 단순한 과거 재현이 아니라, 전쟁과 분단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평화’와 ‘사람’의 가치를 되묻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역사를 교과서가 아닌 살아 있는 이야기로 느끼길 바란다”며, "MK주니어뮤지컬단의 아역 배우들이 전쟁고아 역을 맡아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생생히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곡가 천득우의 서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음악은 전쟁의 긴장감 속에서도 인간애의 따뜻함을 놓지 않는다.

 

70분간 이어지는 무대는 위트컴 장군과 부산 시민, 그리고 전쟁고아들의 이야기를 음악·연기·영상이 어우러진 감성 서사극으로 펼쳐낸다.

 

이번 공연은 부산창작오페라단이 창단 이래 최대 규모로 제작한 창작 프로젝트다. 조던, 전병호, 이연기, 윤현숙 등 부산을 대표하는 성악가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부산의 이야기를 부산 예술가의 손으로 무대화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부산창작오페라단은 “이 작품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부산 문화예술의 자생력과 창작 역량을 증명하는 역사적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부산광역시·시의회·교육청·남구 등 공공기관의 후원과 부산은행의 특별 후원이 더해져 ‘예술과 행정, 민간과 공공이 함께 만든 문화협력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김성경 총감독은 “공공과 민간, 예술과 교육, 세대와 세대가 함께 만든 이번 프로젝트는 부산 문화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며, “한 편의 공연이 지역의 역사 인식과 문화적 자긍심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은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리며, 티켓은 R석 3만원·S석 2만원이며, 예매 및 문의는 부산창작오페라단으로 하면 된다.

프로필 사진
이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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