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하림그룹은 남원시가 빠진 남원에 대한 투자안을 발표했다.
지역민으로 보면 한 없이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남원시'가 빠진 것은 체면을 구기는 일이다. 비단 '남원시'만 체면을 구긴 것은 아니다. 부끄러움은 남원시민의 몫인 것이다.
하림그룹은 남원에 대규모 친환경 가금산업 특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보완을 유지했다. 남원시 관계자들 조차 하림그룹 투자를 모르고 있을 정도로 이 의원 측과 하림 측은 남원에 신설 투자 안을 비밀리에 추진했다.
타파인 취재 결과 이유는 이랬다.
최근 서남대 폐교 관련해 "정부안을 지켜보자" 던 남원시가 입장을 급선회하면서 이용호 의원의 서남대 폐교 관련 대책이었던 '국립공공의료대학' 안을 서둘러 발표하면서 불거진 일이었다.
남원시는 6.13 지방선거(지선)를 앞두고 다급해진 상황이다. 예측컨대 이번 지선에서 당락의 중요 결정 상황은 '서남대 폐교' 관련이 차지할 것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남원시 입장은 바로 이환주 남원시장의 3선 가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로 하기 위한 꼼수가 숨어 있었다.
3선 가도를 달려온 이 시장 발목을 잡고 있는 서남대 폐교. 이 시장은 흠(서남대 폐교)이 있다고 선거에 나서지 않으면 서남대 등 남원 주요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는 최초 민선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시장의 '공공의대 남원 설립 확정안' 발표는 지선 공약 명분에 매몰돼 너무 급하게 서두른 건 아닌지 지금이라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지난 3일 이용호 의원이 남원시의 정치적 이용을 차단할 목적으로 비밀리에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을 남원에 초청해 사매일반산업단지(남원산단)에 가금산업 특화 방안과 투자안을 깜짝 발표한 배경은 여기서 기인한다.
이날 하림이 밝힌 남원에 투자할 사업비만 약 2500억이다. 진짜 억소리 날 정도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림 김 회장은 2019년부터 남원에 장학사업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하림은 이르면 내년부터 남원산단에 기반 조성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남원산단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하림이 이용호 의원 측과 공유한 사업계획서가 남원시에 제출되면 남원시는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남원산단은 약 26만평 규모로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곳에 공장을 짓겠다고 타진하는 업체는 아직까지 전무한 실정. 게다가 산단의 위치부터 개발 착공에서 분양에 대한 먹구름,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원시는 항상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시민들은 장미를 만지려다 가시에 찔려 비명을 지르는 형국이다. 언제부턴가 남원 요천변에 만개한 벚꽃이 자꾸 '사쿠라'로 변색되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향기없는 벚꽃의 비표준어 일본식 사쿠라. '남원시민을 위해서'라도 중단되는 것이 유익한 일이다. 6.13지방선거을 앞두고 당선을 위해 장미처럼 '관상용 공약' 남발은 이제 그만하자.
이용호 의원 노력의 산물인 친환경 가금산업 특화 방안이 남원산단 약 26만평에 들어서 하림의 협력 업체 입주 등으로 이어지면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던 남원시민들이 남원의 현실 타개를 위해서 스스로를 다잡고 채찍질하는 슬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