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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춧불항쟁 승리 선언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남원행동 집행위원장 소한명

 

지난 3월 10일, 드디어 박근혜가 탄핵되었다. 온갖 적폐를 저질러놓은 정권의 수장이자 비선실세와 내통하여 민주주의를 파괴한 장본인인 박근혜가 법적 절차에 따라 파면된 것이다.

이 정의의 심판을 가능케 한 주인공은 누구인가? 정치인이나 법률가인가? 아니다. 그들은 해일처럼 밀려오는 시민들의 요구에 응답한 것일 따름이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살을 에는 추위와 눈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촛불을 들었던 수많은 시민들, 나라를 바로잡겠다는 일념으로 목이 터져라 탄핵과 적폐 청산을 외쳤던 시민들이 바로 탄핵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평화로우면서도 추상같았던 이 나라 시민들의 물결에 세계가 놀라고 민주주의의 역사가 새로 쓰였다.

 

남원의 촛불은 뜨거웠다.

거대한 승리의 행진에 남원도 뜨겁게 동참했다.

첫 포문을 연 것은 학생들이었다. 남문사거리를 가득 메운 수백 명 학생들의 함성이 남원 땅을 흔들었다. 이후 각계각층의 인사가 모여 박근혜정권퇴진 비상남원행동을 결성했으며, 이 조직을 중심으로 수차례의 주말 집회와 상경 투쟁, 토론회가 열렸다. 특히 11월 하순부터 시작된 주중 촛불집회는 단 하루도 멈추지 않고 탄핵까지 계속되었다. 그 어떤 악천후도 남원의 촛불을 끌 수 없었다. 여러 집회에서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고, 그때마다 적폐 청산과 사회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지혜와 열망이 환하게 타올랐다. 우리는 거기에서 남원 시민들의 위대한 힘을 느꼈다.

우리는 또한 알고 있다. 비록 집회에 자주 참여하지는 못한 사람일지라도 나라를 바꾸고자 하는 열망만은 가슴속에서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음을! 지난 몇 개월 동안 남원은 민주주의의 물결 아래 하나였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박근혜는 청와대에서 쫓겨났지만 그가 저지른 수많은 적폐는 여전히 남아있다. 공범이라 할 황교안은 여전히 권좌에 앉아 있으며, 국정 교과서는 여전히 숨이 붙어 있고, 사드 배치는 여전히 추진 중이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매국적인 위안부협상은 아직 철회되지 않았고, 재벌은 아직 해체되지 않았다. 가진 자와 없는 자의 불평등은 너무나 심각하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다. 대한민국은 아직 '헬조선'인 것이다.

우리는 박근혜 탄핵이 끝이기는 커녕 시작임을 알고 있다. 그는 아직 집에서 안락을 누리고 있다. 박근혜의 범죄를 끝까지 수사하여 처벌하지 않는 한 정의가 바로 선 것이 아니다. 아울러 공작정치와 정경유착의 주범들도 모조리 처벌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부패한 보수 세력도 시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저질러놓은 수많은 실정들은 모조리 청산되어야 한다. 그 토대 위에 시민들의 지혜와 열망으로 뽑아 낸 수많은 개혁 정책들을 실현시켜야 한다.

범죄자가 처벌받고 적폐가 청산되고 개혁이 실현되지 않는 한 촛불항쟁은 아직 미완의 혁명일 뿐이다.

 

시민들의 직접 행동은 계속될 것이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 아래에서 무기력하게 신음하던 민중은 이번 촛불항쟁으로 완전히 깨어났다. 한 번 깨어나자 그들은 자신들 속에 숨겨져 있던 위대한 힘을 깨달았다. 오늘의 시민은 어제의 시민과 다르다. 주위는 아직 어둠으로 가득하지만 그 어둠을 헤치고 빛을 비추어줄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 자신들임을 오늘의 시민들은 알고 있다.

다시 말한다. 박근혜 탄핵은 시작일 뿐이다. 무너진 민주주의, 무너진 민생, 무너진 정의, 무너진 환경, 짓밟힌 인권으로 신음하는 이 나라를 바로세우기 위해 시민들의 직접 행동은 계속될 것이다. 촛불은 더 넓게 번질 것이고 더 환하게 타오를 것이다.

광화문에서뿐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고장 남원에서도 민주주의가 파괴될 때마다, 부패가 고개를 쳐들 때마다, 차별과 경쟁이 연대와 평등을 무너뜨릴 때마다 촛불은 계속 타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