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은 반드시 어떤 특정국의 시민일 필요는 없다고 하는 말도 있는데, 맞는 말이다. 어느 지역에서 자기의 사업을 운영하는가는 대체로 그들에게는 상관이 없다. 매우 사소한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그는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그의 자본 및 그것이 유지하는 산업을 옮겨버린다.
-국부론 3편 4장 24절-
LG전자가 국내 휴대전화 제조공장의 물량을 대거 베트남과 브라질 등 해외공장으로 이동시킨다는 보도가 최근 있었다.
관련기사에 따르면 한국 공장에서 인건비 등 각종 비용부담이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에 결국 물량 이전을 결정했다는 것.
LG전자는 한때 세계 3위, 국내 2위의 휴대전화 판매량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부터 위기가 닥쳤고,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근로시간 조정과 급여 상승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 결국 국내 공장 축소·철수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 뿐만 아니다. 한국의 1분기 GDP 증가율이 약 10년 만에 최저인 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3%대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 때문에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자본은 수익이 기대될 때 투자가 된다. 또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한다. 돈에게는 애국심이나 국경 같은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돈들이 지금 한국을 떠나고 있다.
국가에서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게 과연 부자만을 위한 것일까?/유범수 작가(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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