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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완주간 고속도로 대형참사...'살신성인 응급구조사 있었다'

결국 언니 살리고, 남은 동료 구조중 영면
마지막까지 구조 투혼 벌이다 참변

 

끔찍했던 터널 안 사고 현장에서 자신의 안위보다 함께 동승했던 언니들을 살피다 변을 당한 응급구조사의 희생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주위의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17일 전북 남원시 대산면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상행선 완주방향 사매 2터널에서 발생한 차량 연쇄추돌 사고로 숨진 20대 여성 2명이 모두 전북 전주의 응급구조사로 밝혀졌다.

 

19일 프레시안은 단독보도로 살신성인 응급구조사 이야기를 전했다. 기사에는 숨진 2명의 여성 중 마지막까지 의식이 있었던 막내 응급구조사가 언니들의 구출을 끝까지 돕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도했다.

 

19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명의 사망자 중 2명의 여성은 네살 터울의 동료 응급구조사인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물론 경찰의 DNA 감식을 통해 정확한 결과를 가족들과 병원, 지인들은 기다리고 있다.

 

당시 이들은 주말을 맞아 여수로 여행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차량에는 응급구조사(간호사) 3명이 타고 있었다.

 

A씨(29)가 운전하는 차량에는 B씨(25)는 조수석에 동료 간호사였던 C씨(30)는 뒷좌석에 탑승했다. 사고 당일 오후 출근을 위해 길을 나섰다가 결국 터널에서 참변을 당했다.

 

사고 직후 막내 응급구조사인 B씨는 차량에서 빠져 나와 뒷좌석에 있던 맏언니 C간호사를 먼저 구출했다.

 

B씨의 도움으로 차량에서 간신히 빠져 나온 C씨는 B씨의 탈출 재촉에 터널 밖으로 빠져 나오면서도 터널 차량 안팎에 남아있던 동생들에게 시선을 뗄수가 없었다.

 

부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인 C씨는 병원 관계자 등에게 사고 직후 상황을 설명하며 알려지게 됐다.

 

C씨는 "사고 직후 막내인 B씨가 자신이 서있던 곳에서 먼저 나에게 와 빨리 먼저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C씨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응급구조사 동생들을 보고 있었는데 막내인 B씨가 운전석에 앉아있던 또 다른 응급구조사 A씨의 안전 띠를 풀고 있는 모습을 봤다"며 "곧 같이 나올 것으로만 알았다"고 했다.

 

C씨의 말을 종합해 볼때 결국 응급구조사인 B씨가 자신도 구하고 터널 내에서 머물다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B씨의 스승인 박시은 동강대학교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아직 DNA 감식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사망자 중 제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평소 너무나도 희생적인 성격으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제자가 마지막까지 응급구조사의 정신을 발휘하려다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울먹였다.

 

응급구조사 B씨는 동강대 응급구조학과 2014학번으로 3년연속 학과 수석을 차지할 정도로 영특했다. 지난 2017년도 학교를 졸업한뒤 최근 석사 논문 과정을 밟고 있었다.

 

또 B씨는 평창 동계올림픽 의료지원 응급구조사로 활동했다. 현장에서 임상 경력을 쌓은 뒤 대학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었다.

 

B씨의 지인들은 "평소 교우관계도 좋고 밝고 희생적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지난 17일 낮 12시23분쯤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상행선 완주방향 사매터널에선 차량 31대가 잇따라 연쇄 추돌해 5명이 숨지고 2명은 중상을, 41명은 경상을 입었다.

 

끝으로 그동안 타파인은 프레시안과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연쇄추돌 사고를 공동취재해 왔다.

프로필 사진
이상선 기자

기자를 해보니,
항상 사람들은 어떤 현상이 일어나면 동조하고 이해하는 투로 말은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