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행복이 가장 중요한 요소일까?
아닐 수도 있겠다.
사람 인(人)이라는 글자처럼 사람들은 서로 돕고 사는 존재이다. 벌과 개미와 같이 집단, 조직을 이루어 산다.
역할 분담으로 인한 효율로 생산력이 높아지고 개체수가 어마무시하게 증가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르게 이렇게 번성하게 된 것은 뇌의 활용과 발달 혹은 언어라는 해석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은 바로 분업이다.
또한 분업으로 기본적인 생명유지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고 여가가 생겨 다른 분야 즉, 문명이 발전했다. 더 많은 욕구를 충족하고 생존과 별로 관계 없는 놀이와 거시적 관심, 사유, 관찰 등까지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문명이 발전하고 욕구를 충족했을 때 느끼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우선으로 둔다면 이러한 문명 발전이 행복추구에 큰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인간의 본성을 감안했을때 분업은 인간에게 행복보다는 불행을 준다. 특히 분업의 극대화로 산업혁명이 일어난 후로는 생산물과의 단절로 인해 이를 자신의 행위, 즉 노동의 직접적 이유를 혼동케 했다. 또한 창의력을 사용하는 즐거움이 사라지며 인간 본성과 배치되며 회의를 불러왔다.
이 때문에 분업의 단점을 부각하며 분업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행복추구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종종 나왔다.
하지만 분업으로 얻는 효과는 행복 추구보다 더 강력한 본능과 일치한다.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의 가장 강력한 본성이다. 종족 보존, 그리고 번창. 생(生)하고 장(長)하려는 더 큰 우주섭리 입장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순간적인 감정에 불과하다.
인간의 행동을 '행복'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 행복과 관련 없는 행동, 불행을 감안한 강력한 행위들. 특히 집단적으로는 이런 모습이 더욱 확실하다.
역할 분담은 각 개인의 행복감을 보장하지 않지만 종족을 유지하고 개체수를 증가시키는데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각자 완벽하고 혼자서도 다 할 수 있지만 집단에서 역할을 나누고 특성화 시키면 그 결과는 비교가 안되게 커진다.
만약 분업을 버리면 생산력이 떨어지고 생명유지 외의 여가시간이 지금보다 부족해질 경우 지금보다 행복해질까? 물질적 풍요가 적어질 경우 개체수가 말해주듯이 더 불행해지는 것 아닐까? 행복이 과연 최고 가치있는 것이며, 최우선일까?/유범수 작가(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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