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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을 백성의 민심이 그려진 남원부 고지도 이야기

지리산 남원고을에는 화려하고 실측적인 조선시대의 다양한 행정지도가 있다.

이 지도들은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나는 그 지도를 만드는데 참여했다는 조선시대 남원부의 아전이었던 후손의 구전을 조사했다.

조선시대 새로 부임한 사또는 고을 백성들의 민심을 어떻게 제대로 알 수 있었을까?하는 궁금증의 열쇠는 당시에 그려진 고지도에 많이 보인다.

사또의 재임기간은 수개월에서 일,이년 남짓이다.

새로 부임하는 사또가 가장 먼저 알아야 했던 것은 고을 백성들의 민심이었고 아전들은 첫 업무보고 때 지역민심을 보고했다.

이후 사또는 고을 원로와 유지들을 만나면서 정무적 민심을 들었다.

사또의 민심 살펴보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터에도 나가서 직접 듣는 발품 민심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전들로부터 날마다 보고 받은 민심이 제대로 살펴져서 사또에게 전해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아전들이 고을 토족들과 함께 지역의 민심을 왜곡하고 있지는 않은지 억울한 백성들의 민원은 어떤 경로로 전달되는지 아니면 묵살되는지 또한 아전들이 고을의 사정을 책상에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잘 살피고 있는지가 걱정이었다.

사또는 그것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아전들을 모아놓고 고을 지도를 그리라고 했다.

아전들은 모여서 동헌에서 각 방(마을)까지 거리를 십리, 십 오리 등등으로 상세하게 그리고 주요 명승지 같은 것들도 그려냈다.

틈만 나면 마을을 다니면서 민심을 살폈기에 지리를 손바닥 안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또는 기존의 지도를 버리고 아전들이 그려준 고을 지도를 가지고 관내를 순찰했다.

사또는 고을 각방(지금의 읍면)의 끝 마을 마지막 집의 형편도 물었다 아전들은 그 먼 집의 사정도 상세히 보고했다.

아전들이 곳곳의 민생을 현장에서 살폈다는 이야기이다.

아전들의 고을 민생 챙기기가 성실한곳의 지도에는 수많은 문화자원도 화려하게 자신감 넘치게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아전들이 그려준 지도의 정확성은 고을 민심의 현장성을 표현한 것이고 아전들이 고을을 샅샅히 살폈다는 증거였다.

짚신 잘 만들어 싣는 아전이 고을민심도 제대로 알고 백성도 잘보살핀다는 속담은 민생탐방으로 짚신을 많이 소비한다는 말이다.

사또가 가진 고을의 여론이 유지나 선비나 토호들에 있지 않고 백성에 있다는 것의 정치신념은 아전들의 성실한 근무 자세를 독려한 것이다.

아무리 잘 살펴도 고을 백성의 고충은 20%도 헤아릴 수 없다는 사또들의 마음가짐은 선정의 마중물이었다.

말하지 않은 백성의 고통을 알아내서 해결해주는 것이 작은 고을 아전들의 업무였고 사또는 그들의 진실성을 감독하는 관리였다.

작은 고을의 옛 고지도에는 고을 백방을 다니며 백성을 살폈던 아전들의 노고가 들어있고 그것은 사또가 선정을 베푸는 동력이 되었다.

사또의 선정은 짚신을 자주 갈아 싣는 아전에게서 나온다는 말은 제대로 된 민심이 목소리 크게 내는 말보다 백성들의 마음속에 있다는 말이고 그것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남원고을 백성들의 마음이 지도에 그려지는 세상에는 모두가 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