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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근의 지리산이야기

파근사의 백천수 샘은 조선군 천명과 같았다.

폐허가 될 줄 알면서도 절터를 내어 준 곳이 지리산 남원에 있고 그곳은 지리산 남원 고기리에 있었던 파근사다.

파근사에 관한 기록은 ‘난중 잡록’과 ‘동국여지승람’ 그리고 경기도 화성 용주사(龍珠寺)의 아미타여래상에 있다.

이러한 역사적 기록 외에도 파근사는 전설적인 이야기를 가졌다.

고려 중엽 지리산을 유랑하며 도를 닦던 노승 한분이 정령치 아래 깊은 골짜기를 지나다가 등에 메었던 바랑을 내려놓고, 목을 적시려고 물을 찾았다.

마침 근처에 물이 졸졸 흘러나오는 샘이 있었다.

노승이 고개를 숙여 샘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려는 순간, 물이 갑자기 말라 버렸다.

이상하게 생각한 노승은 잠시 좌정을 하고 염불을 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샘에서 물이 펑펑 솟아 나왔는데 쌀뜨물이었다.

그런데 노승의 꿈에 부처님께서 이르기를 백천수(白泉水)의 샘이 파괴되면 절이 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승은 그곳에다 절을 짓고 이름을 파근사라 지었고, 그 샘 이름을 백천수라고 했다.

어느해인가 남원성은 함락되었다. 이때 요천 상류에서 흘러드는 쌀뜨물로 요천수가 온통 하얗게 되었다.

왜군들은 조선의 지원군이 요천 상류에 진을 치고 있는 증거라며 두려워 하며 그 쌀뜨물의 진원지는 정령치에서 발원되는 원천천이고, 그 시점은 파근사 터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일본군의 남원성 공격은 시작되었고, 남원성은 함락되었다.

남원성을 함락한 후, 일본군은 파근사로 가서 백천수 샘을 막아 버렸다.

그 후로 파근사에 접근하는 사람들은 괴변을 당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파근사를 기억에서 지워 버렸으며, 백천수 샘이 막히는 날 파근사는 세상과 인연을 다하게 될 것이라는 파근사에 전해 오던 말대로 오랜 세월 동안 파근사는 세상과 멀리하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