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주 남원시장이 20일 오전 시장 집무실에서 공공의대(국립보건의료대학) 관련 ‘복지부 유치안 확정’ 소식을 깜짝 발표했다.
이날 이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부실사학으로 폐교된 서남대를 활용한 공공의대 설립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발언했다.
서남대 폐교 결정이 될 때까지 ‘폐교는 안 될 말’이라며 원론적인 자세를 취했던 때와 달리 작심하고 준비한 발언으로 보였다.
당시 이 시장의 깜짝 발언에 의아한 듯 “공공의대 남원 설치가 가능하느냐”고 재차 묻는 한 기자에게 “시장인 내 말을 못 믿는 거냐”며 받아쳤다.
또 공공의대가 남원에 설립되는 방안에 그 누구도 반대 입장을 보일 수 없다는 뉘앙스의 발언도 이어졌다.
그동안 남원시가 서남대 폐교에 대해 자구책을 내놓지 못하고 정부 발표만 지켜보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이 시장의 공공의대 확정 발언은 정치적 파장이 크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시장이 ‘깜짝 발표’를 하면서 공공의대가 불손한 의도로 이용당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정치적 정쟁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시장이 공공의대 남원 확정 발표에 앞서 서남대 폐교에 대한 남원시정의 평가와 반성이 우선했어야 했다.
정부가 서남대 폐교를 결정하고 단행하기 전까지 남원시는 “정부안을 지켜보겠다”, “폐교 안될 말” 등의 입장만 밝혔을 뿐 지역의 강경투쟁에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
이정린 시의원 등 지역정치권과 서남대지킴이 투쟁 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이번 이환주 남원시장의 ‘깜짝 발언’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많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의식한 듯 20일 기자회견에서 이 시장은 “전북의 모든 역량을 집결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으로 지금 우리끼리 서로 ‘누가 옳다, 싫다, 한다, 못 한다’ 등의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은 추진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이 표를 의식한 발언이란 의심을 거두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벌써 남원시민들은 “선거를 앞 둔 의도적 발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시장 자신은 서남대폐교에 대해 남원에서 교육부 등에 대한 정상적인 관재시위에 참석해 발언을 한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원시민들이 참여했던 서남대지키기 촛불집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던 행보에 비춰 오해의 불씨를 지피기에 충분하다.
공공의대는 남원출신 이용호 의원이 대표 발의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일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온갖 유언비어들이 난무하며 정치인들의 거짓말이 도를 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이번 발언에 대한 정치적 의혹은 이 시장이 자초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