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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탈을 쓰고 고을을 지켜 온 남원 운봉 석장승 이야기

둘레길 남원 운봉 구간을 다녀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담아가는 사진 모델이 있다. 어찌 보면 도깨비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우리네 외할아버지 같기도 한 그 장승에 사람들은 발길을 멈추고 카메라를 들이댄다.

사진제공 김용근님

400년 전 왜적에게는 도깨비로, 오늘 우리들에게는 친근한 할아버지가 되는 두 얼굴을 가진 운봉 석장승은 고을을 지켜 온 이야기를 가졌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오가는 길목에 있는 운봉 마을들의 장승 모습은 무섭게 생긴 게 특징이다. 왜 일까?

고려 말 이후로 왜적의 침입이 많았던 운봉 사람들은 밤을 이용하여 왜적을 습격하여 무찔렀다. 그 선봉에 섰던 이들이 운봉에 살던 광대들이었다.

이들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야간에 잠복해 있다가 마을로 식량을 약탈하러 오는 왜적들을 물리쳤다.

얼굴에 도깨비 탈을 쓰고 순식간에 나타나서 왜적들의 목을 베고 사라지는 신출귀몰한 광대들을 왜적들은 가장 두려워했다.

마을 사람들은 왜적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도깨비 탈을 쓰고 활동하던 광대 의병의 모습을 마을 입구에 장승으로 세워 용맹성을 표시했다. 왜적들은 그 돌장승을 보기만 해도 도망을 가게 되었다.

그 후로 돌장승을 세워 두었던 마을에는 왜적들이 얼씬거리지 않았다. 지리산 운봉 돌장승의 모습은 왜적을 물리쳤던 지리산 광대들의 정신을 담아 마을의 수호신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