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인신문 이상선 기자] 윤석열 정부에서 본사업 시기를 이미 2년 연기한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의 내년도 예산안이 대폭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희승 국회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 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36억 1,4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46억 500만원 대비 75.3%가 줄어든 것으로 보건복지부가 기획재정부에 요구한 61억 4,500만원의 58.8%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예산 삭감은 정부가 시범사업을 부실하게 집행한 결과다. 연도별 예산 집행 현황을 보면, 실집행률 기준 2022년 27.1%, 지난해 32.4%에 그쳤으며, 올해도 7월 기준 30.4%로 부진하다[표2]. 또 지난해 예산상 목표인원 27,034명 중 6,850건을 지원해 목표 대비 실적도 저조하다.
그 결과 ‘2023 회계연도 재정사업 자율평가 결과’ 미흡 평가를 받아 지출 구조조정 대상 사업이 됐다. 지출 구조조정 계획 내용을 보면 내년도 예산 요구 계획조차 61억 4,500만원에 불과했지만, 이마저도 재정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상당 액수가 재차 감액된 것이다.
박희승 의원이 앞서 8월 20일 결산 심사에서 이를 지적하자 조규홍 장관은 “2년 동안 연기를 했기 때문에 그동안 좀 충실히 다져가지고 27년에는 본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범사업 과정에서 성과를 보면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박희승 의원은 “이렇게 토막난 예산으로는 한국에 맞는 최적의 모형이 무엇인지 제대로 된 정책효과를 분석·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성과를 보면서 개선해 나가겠다던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제대로 된 상병수당 모델을 찾겠다는 의지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국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상병수당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약속한 상병수당 공약을 지켜야 한다. 경제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상병수당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는 건, 부끄러운 일면이다. 국민의 건강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아파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국회 예산 심사를 통해 증액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