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0 (수)

  • 흐림동두천 3.2℃
  • 구름조금강릉 11.4℃
  • 흐림서울 6.3℃
  • 구름많음대전 6.3℃
  • 구름조금대구 9.2℃
  • 맑음울산 10.7℃
  • 구름조금광주 9.5℃
  • 맑음부산 12.4℃
  • 맑음고창 8.3℃
  • 제주 11.8℃
  • 흐림강화 5.3℃
  • 구름많음보은 4.0℃
  • 맑음금산 4.7℃
  • 흐림강진군 10.6℃
  • 구름많음경주시 9.7℃
  • 구름많음거제 11.6℃
기상청 제공
메뉴

'재벌집 막내아들' 송중기가 때린 한국 현실은 가난엔 복리 이자가 붙는다

서민 대부분은 '취약차주' 신세

[타파인뉴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JTBC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배우 송중기(진도준 역)가 현재 2022년 한국을 관통하는 의미 있는 대사로 조명받고 있다.

 

드라마 속 송중기의 고모가 순양백화점 사장으로 있으면서 회삿돈으로 주식투자를 해 거액을 탕진하는 장면은 국내 재벌가의 부도덕성을 잘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주식투자으로 거액을 탕진했지만, 재벌가는 법적인 처벌을 피했지만, 이 때문에 협력업체에 물품대금까지 제때 주지 않는 상황에 서민들만 곡소리를 냈다.

 

드라마에선 물품 대금을 받기 위해 협력업체 직원들은 백화점 앞에 모여 밀린 대금을 빨리 달라며 시위한다.

 

이 대목에서 배우 송중기는 이런 대사를 남긴다. "저 사람들한테 두달은 고모(백화점 사장) 두달과 달라요. 고모한테는 겨우 옷차림이나 바뀔 시간이겠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그 두달 동안 매일 매일 더 끔찍한 속도로 가난해질 겁니다. 가난엔 복리 이자가 붙으니까."

 

드라마 속 송중기는 이미 전생에서 가난을 뼛속까지 겪어봤기에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가난한 사람은 복리 대출 이자가 붙는 것처럼 더 큰 가난에 빠질 위험이 큰 상황이다.

 

누구는 태어났을 때부터, 또 누구는 한순간의 실패로 아니면 게으름으로 가난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중산층이나 고소득층과는 전혀 다른 출발선상에서 삶을 헤쳐가야 한다.

 

소득이 적어 치료를 받지 못해서 더 큰 병을 얻기도 하고, 아이들 사교육을 시킬 돈도 없고, 월세도 내야하는 현실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대출금리는 일반인들보다 훨씬 높고, 한두번 연체를 하게 되면 그 이율은 복리 이자보다 더 빨리 올라간다. 특히 요즘과 같은 금리 상승기엔 위험성이 더 커진다. 집니다. 자칫하단 빚으로 빚을 막는 '빚 돌려막기'의 덫에 빠지게 됩니다.

 

금융권에선 단순하게 가난한 사람을 취약차주라고 부르지 않고, 소득이 적거나 혹은 저신용자이면서 동시에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사람을 취약차주로 부른다.

 

국내 취약차주는 인원수 기준으로 지난해 말 전체 대출자 가운데 6%였지만, 지난 3월 6.3%로 상승 전환된 상황이다. 3월 이후에 0.5%p 빅스텝 기준금리 인상 두번, 0.25%p 금리 인상 네번이 발생하자, 높아진 대출 이자를 감당 못하고 취약차주로 전락한 서민들은 크게 늘었다.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취약차주들 대부분은 생계형인지라 다른 달리 방법을 찾기 쉽지 않다.

 

취약차주들은 계속해서 대출에 의지하고 혹자들은 "왜 돈을 빌려? 돈을 빌렸으면 빨리 갚으면 되잖아. 본인이 게을러서 계속 가난한 거야"라고 비아냥거린다.

 

항상 취약차주일수록 더 높은 금리를 내야 돈을 빌릴 수 있다. 지난 11월 마지막 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42%인 반면,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자는 최저 8.5%로 많게는 11.34% 높은 금리를 내야만 신용대출이 가능했다.

 

그나마 이는 시중은행이고 취약차주들이 많이 이용하는 저축은행으로 가면 상황은 더 안 좋지만, 신용대출 상품에 따라 최고 19.99% 대출상품이 잘팔린다.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고금리에도 대출만 해주면 취약차주들은 감사할 뿐이다.

 

한국신용평가 조사결과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 가운데 취약차주 비중은 18.6%,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비중은 50%였다.

 

이렇다 보니 개인들의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2.1%에서 올 6월 3.1%로 1%p 올라 3년 전 수준으로 금새 회기됐다. 

 

저축은행 대출 만큼이나 취약차주들이 돈을 쉽게 빌리는 카드 대출의 경우에도 전체 카드론 가운데 61.8%가 다중채무자들에게 대출되는 현실은 더 암울하다.

 

카드사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경우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대체로 낮은 편이지만,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상승으로 돌아서 지난 9월 각각 1.87%와 2.83%를 기록중이다. 평균 15%가 넘는 카드론 수수료를 받는 전업카드사가 있는가 하면, 저신용자에게 최고 19.9%의 카드론 수수료를 받는 곳이 수두룩하다.

 

법정 최고 금리 20%에 육박하는 고금리이기 때문에 연체율은 앞으로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체율이 높아지면 각종 금융 불이익을 받다가 결국 채권추심과 압류로 이어진다.

 

잠재적 취약차주인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이 각 경기 지표에 중요한 관심의 대상인 이유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