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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권 칼럼] 포도밭 바람결에 실려 온 1500년의 제국...남원 유곡리·두락리에서 가야를 읽다

지리산 자락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에서 드러난 가야의 흔적 영남을 넘어 호남까지 확장된 1,500년 철의 문명 묻혀 있던 고대사의 퍼즐을 다시 맞추다

포도밭 바람결에 실려 온 1500년의 제국남원 유곡리·두락리에서 가야를 읽다 김해 김씨, 부산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옛 가야를 걷는 이나는 부산 사람이다. 낙동강 하구의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일상이 된 곳, 귓가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태어나고 자랐다. 그런 내가 가야(加耶)라는 이름에 깊이 이끌리는 것은 어쩌면 거스를 수 없는 숙명일지도 모른다. 나의 본관이 김해(金海)이며, 금관가야의 문을 연 김수로왕의 74세손이라는 혈연적 기원 때문만은 아니다. 발길 닿는 영남의 흙 한 줌, 돌 한 덩이마다 묻어 있는 옛 가야인들의 짙은 숨결이 무의식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나를 호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문적 여정의 닻을 중국사라는 거대한 대륙에 내렸지만, 내 마음 한편에는 늘 해소되지 않는 짙은 아쉬움이 앙금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한국 고대사를 전공했더라면,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세월 속에 무참히 왜곡되고 잊힌 우리 옛 왕국들의 퍼즐을 내 손으로 맞출 수 있지 않았을까.’ 거대한 제국들의 흥망성쇠를 탐구하면서도, 식민 사관과 후대 사가들의 무관심 속에 반쪽짜리 역사로 전락해 버린 가야를 떠올릴 때면 그 망상 같은 아쉬움은 이내 뜨거운 학문적 갈증으로 변하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