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은 반복되고 남원시는 침묵했다…행정 ‘조건부 승인’이 만든 위험한 관성

  • 등록 2026.01.09 15: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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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에서 불법 개발행위가 경찰에 고발된 이후에도 중장비가 다시 현장에 투입됐다는 주민 제보는 우연이 아니다. 중장비 멈추지 않았다…고발 무력화된 남원시

 

이는 단속의 실패가 아닌, 행정 판단 자체가 잘못 설계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위법을 차단해야 할 행정이 오히려 불법의 연장선이 되고 있다면, 문제의 본질은 개인이 아니라 행정 시스템에 있다.


남원에서 반복되고 있는 토사 불법 반출 논란은 단순한 현장 일탈이 아니다.

 

불법 전력이 있는 대상에게 허가 범위를 벗어난 농지에 ‘농지개량신고’라는 외피를 씌워 조건부 승인을 내주고, 기존 허가지에서 반출된 토사를 다시 이전·사용하도록 한 행정 구조는 과연 관리였는가, 아니면 불법에 대한 묵인과 동조였는가.

 

법과 원칙으로 차단해야 할 위법이 행정 절차를 거치며 되레 연장되고 있다면, 이는 단순한 판단 착오를 넘어 공공 행정의 신뢰를 스스로 허무는 선택에 가깝다.


행정은 “조건을 달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 조건의 유무가 아니다.

 

이미 위법 논란이 제기되고 고발까지 이어진 토사와 행위를 다시 허가의 차원으로 인정한 순간 행정의 기준은 무너졌다.

 

조건부라는 이름 아래 허가의 경계가 느슨해졌고, 그 결과 불법은 멈추지 않았다.

 

불법이 반복된 이유는 명확하다. 행정이 강한 단절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불법 유상운송 의혹까지 겹친 대목이다.

 

자가용 덤프트럭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한 행위는 명백한 법 위반이며,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이를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적발돼도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공공연하다.

 

이는 단속의 문제가 아닌, 처벌과 행정 조치가 불법을 억제할 만큼 작동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행정의 사후 고발과 추가 조치 예고만으로는 이 구조를 끊을 수 없다.

 

고발 이후에도 중장비가 다시 움직였다는 사실은 불법이 이미 ‘비용’으로 계산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행정이 조건을 달아 허가를 이어주는 순간, 불법은 위험이 아닌, 선택지가 된 것이다.


조건부 허가는 본래 공익을 위한 예외적 장치다. 불법행위로 활개치던 토석채취업자 검찰에 '구속'

 

그러나 지금 남원에서의 조건부 승인은 불법과 합법 사이의 경계를 흐리는 통로로 작동하고 있다.

 

불법 반출로 얻은 이익과 자원이 다시 허가의 근거가 되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다음 불법은 더 대담해질 수밖에 없다.


행정은 더 이상 “절차는 지켰다”는 말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절차가 불법을 세탁하는 도구가 되는 순간, 그 절차 자체가 문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조건을 붙인 허가가 아닌, 불법과 허가를 명확히 끊어내는 행정의 결단이다.

 

그렇지 않다면 남원의 조건부 승인은 공정의 장치가 아닌, 불법을 키우는 관성으로 기록될 것이다.

타파인 기자 issue@tap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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