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의 전통공연예술축제인 제88회 춘향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공연예술축제의 진수를 선보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1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5일동안 개최된 춘향제에서는 전통문화행사, 공연·전시예술 행사, 놀이·체험행사, 부대행사 4개 분야에 24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져 전국에서 춘향제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다양하고, 매력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했다.

올 제88회 춘향제는 공연예술축제로서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과 관광객과 시민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춘향과 몽룡의 세기의 사랑을 주제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공연예술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도록 남원시민의 꿈과 열정을 담음으로써 재미와 감동이 있는 춘향제만의 전통 공연예술축제를 완성했다.

가장 큰 변화는 축제가 펼쳐지는 광한루원 일원 주요 무대에 춘향전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스토리텔링을 부여해 춘향제 공연예술의 색깔을 명확히 한 것이다. ‘춘·몽·각·월·방·향’ 등으로 나뉜 각 공간의 특징에 부합하는 풍성한 공연프로그램이 기획됐다.

일반대중부터 공연애호가까지 관객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깊은 감동을 선사하여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공연예술축제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18일 저녁 광한루원 완월정 특설무대에서 열린 개막식과 축하공연에는 ‘사랑, 그 설레는 빛’을 주제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대한민국 대표 공연예술축제로서의 품격과 예술적 완성도를 높혔다는 평을 받았다.

사회자의 진행 없이 ‘The 광대’가 배꼽 빠지는 재담과 연희로 단오날 춘향과 몽룡이 서로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설렘의 순간을 담아냈고, 여기에 소리꾼 김나니, 김준수, 월드뮤직그룹 공명,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무용단, 남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 전주 기접놀이, 인도네시아의 예술가 등이 신명과 감동이 넘치는 개막공연을 연출했다.

그 외에도 가수 하림과 블루카멜앙상블이 들려주는 발칸반도의 음악, 퓨전에스닉밴드 두 번째 달의 연주, 스카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등 현대와 과거, 민속과 국제, 국악과 밴드 등 다양한 경계를 넘나들거나 융합하여 컨템포러리 국악의 폭넓은 확장성을 선보였다.

피아니스트 노영심의 <이야기 피아노>,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과 소리꾼 김율희, 곽재혁의 협연 등 최고의 예술성과 연주력을 갖춘 아티스트의 공연이 펼쳐져 수준 높은 음악의 정수를 뽑냈다.

올해 처음 시도된 ‘한복패션쇼’는 역대춘향 30여명이 참여해 ‘춘향, 오늘을 살다’라는 주제로 전통음악공연과 함께 꾸며져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보물 제281호로 지정된 문화재로 평소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 광한루각에서는 자연음향으로 명인의 연주, 명창의 소리, 명고의 장단을 들을 수 있도록 하여 전통판소리의 원형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최고의 판소리 무대였다는 귀명창들의 평가를 받았다.

한편, 광한루원에서는 ‘춘향시대’가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전통한복체험 ‘한복입고 놀자’,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연꽃 띄우기, 제88회 춘향제 나이와 동갑인 88세 장수커플 특별 프러포즈 이벤트, 지붕 없는 미술관, 도자잉어 및 닥종이 인형 전시 등 공연예술축제로써 재미가 있되 완성도를 갖춤으로써 관광객들에게 수준 높은 매력을 선사했다.

특히 춘향과 사랑을 주제로 펼쳐진 시민 참여형 길놀이에서는 “전통과 현대적 조화를 이룬 성공적인 퍼포먼스”라는 훌륭한 평가를 받았으며, 국악고와 협약을 맺어 판소리 춘향전을 재구성한 춤과 퍼포먼스 등을 올해 처음으로 선보여 관광객의 눈길과 발길을 멈추게 하고 관람객과 길놀이 행렬이 함께 전통주와 전통음식을 나눠먹고 함께 어우러지는 대동축제의 장을 펼쳤다.

시민과 관광객이 서로 어우러져 함께 춤추는 ‘방자춤판’은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과 열정으로 하나가 된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이 됐다. 사랑을 주제로 국내 최고 비보이들의 댄스 경연으로 신나는 볼거리를 제공했다.

심야에는 DJ가 함께하는 ‘달빛춤판’도 펼쳐졌다. 춘향제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AUX(억스)의 ‘사랑가’에 맞춰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랑춤’을 추는 장관도 연출됐다.

이 밖에도 행사장 곳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정한 봉사의 모습을 보여준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은 남원시민의 긍지를 높이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는 평을 이끌어 냈다.

안숙선 제전위원장은“공연예술축제에 걸맞은 수준 높은 공연과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주인공이 되어 즐기는 축제의 장이 펼쳐져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공연예술축제 춘향제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금까지 소중하게 쌓아올린 전통의 소중함 위에 현대적 재미와 감동을 접목시켜 더욱 새롭게 변화하는 춘향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