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도랑에 대한 향수

  • 등록 2017.01.17 16: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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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천로 걷고싶은거리조성사업을 두고 말들이 많다. 왜 멀쩡한 6차선 도로를 2차선으로 줄여가며 사업을 하냐는 것이다. 만약 도로를 줄이는 사업이 아니었다면 반대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을 것 같다.

걷고싶은거리조성사업이 차선을 줄에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은 옛 물길복원에 있다.

성한약방쪽 라인의 복개수로를 걷어내 광한루원에 유입되고 있는 옛 물길을 복원하는 것인데 도랑을 만들다 보니 차선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옛 물길은 복원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남원에서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 빼고는 광한루원에 흘러든 옛 도랑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도 굳이 요천 옆에 도랑을 만들려고 한다.

서울 청계천 같이 콘크리트 건물로 둘러싸인 삭막한 대도시에 시민휴식처로 개울을 복원한다면 일말 이해도 갈법하다. 그런데 시원하고 탁 트인 요천이 바로 옆에 있는 농촌도시 도로가에 도랑을 왜 만들어야 할까.

도랑을 복원하면 관광객이 올까. 도랑에서 놀기 위해 관광객이 숙박하고 체류할까. 시민들이 도랑에 나와 매일 발 담그고 책을 읽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까.

옛 물길복원은 상당히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해석을 담고 있다. 누구의 입에서 시발점이 됐는지는 모르지만, 이것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추진체들의 욕심이나 다를 바 없다.

이를 관광자원과 연계시켜 스토리텔링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포장에 지나지 않는다.

양규상 총무국장은 의원총회에서 옛 물길복원은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고 표현했다. 대체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옛 도랑에 경험이나 관심이 있을까.

냉정하게 옛 물길은 남원시민들, 그것도 나이든 사람들의 과거 추억이지 관광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만한 대상, 관광자원이 아니다. 왜 그렇게 도랑을 만드는데 꽂혀있는 걸까.

몇 사람들의 과거 향수를 추억하라고 멀쩡한 6차선을 2차선으로 줄여야 한다면 이 사업은 난센스다.

 

 

타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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