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이기주의 벗어나야

  • 등록 2014.04.28 11: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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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만들어 낸 명백한 인재(人災)였다.

한국 사회가 짧은 기간 압축 성장을 통해 외형을 키워오면서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는 성장 지상주의와 내 것만 지키려는 집단 이기주의가 부른 참사였던 것이다.

참사 현장에선 직업윤리 의식과 책임감을 내던진 선장과 선원들이 있었고, 그 뒤엔 ‘청해진해운과 실소유주’, ‘해수부 마피아’, ‘해운조합’ 등 거대한 집단이 버티고 있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국가경제 성장의 첨병 역할을 해온 건설산업 역시 성장 지상주의와 집단 이기주의에 갇혀 안전불감증을 키워가고 있다.

다시 말해 제2의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사고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는 둔감한 채 하나같이 철밥통 지키기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여기에 건설문화의 지체도 한 원인으로 꼽을 수가 있다. 이른바 21세기 건설환경에서, 20세기 건설인들이, 19세기 건설문화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건설문화는 수직적 주종주의, 집단 이기주의, 배타적 평등주의, 결과지향적 도전주의 등을 특징으로 압축된다. 압축적 고도성장기엔 강점으로 작용했지만 새로운 건설환경에선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와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건설업계의 모든 관계는 갑(甲)과 을(乙)로 규정된다. 발주자이자 규제자인 정부는 갑이고, 건설업체는 을이다. 다시 원도급자는 갑이 되고 하도급자는 을이 된다. 갑·을 관계는 상명하복식 군대문화로 이어지며, 갑과 을 사이에선 합리적인 토론보다는 일방적인 명령과 지시만 존재한다.

뿌리깊은 연고주의와 배타적 평등주의에 기반한 집단 이기주의는 건설산업과 함께 한국사회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다. 면허를 토대로 단단하게 자리잡은 업역 간 기득권은 집단 이기주의를 키우고 합리적인 제도 개선을 막고 있다.

이처럼 시대에 뒤쳐진 건설문화에선 원칙, 상식과 같은 기본이 무시되고 직업윤리 의식이 흔들린다. “잘 되겠지”라는 근거없는 낙관주의와 “나는 괜찮겠지”라는 자기 예외주의를 자양분으로 안전 불감증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사고를 내는 것도, 사고를 막는 것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따라서 건설산업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인재를 막으려면 집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직업윤리 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할 것이다.
타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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