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상반기 인사에 대한 논란이 공무원노조와 시의 ‘노·사 합의문’을 작성하면서 일단락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북지역본부 남원시지부(이하 노조)는 지난달 27일 합의문을 작성 전까지 인사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특히 2년 만에 옥외 집회를 여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가며 이번 인사의 부당성을 알렸다.
이에 반해 이환주 남원시장 등 남원시 측은 “적법절차에 의한 인사였으며 자신(시장)은 결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남원시와 노조가 ‘노·사 합의문’을 작성하는 등 내부 갈등은 봉합됐지만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은 풀리지 않고 있다.
이번에 제기됐던 인사 관련 의혹은 크게 3가지다.
▲환경관리원 채용도 선거 캠프 사람?
지난해 12월 남원시 환경과에서 환경관리원을 채용하는 시험을 치렀다.
공채 3명과 특채 1명 등 4명을 채용하는데 무려 65명이 몰렸고 3수생이 등장하기도 했다.
시험이 치러지는 날은 고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응시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응시자의 연령대는 20대가 15명, 30대가 25명, 40대가 22명, 50대가 2명으로 20대와 30대가 40명이나 됐다.
이들의 학력도 화려했다.
대학원 졸업이 2명, 대졸이 24명, 고졸이 38명이었다.
응시자들의 뜨거운 열정에 반응이라도 하듯 남원시는 기존과 다른 채용절차를 고시했다.
1차 서류 심사의 경우 전과 동일했지만, 일정 체력 기준을 충족하면 합격시켰던 2차 시험을 체력검정과 청소실습으로 나누고 각각 60점을 배점했다.
또 기존 절차의 경우 2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해 면접점수가 높은 순으로 합격자를 선정했으나 이번 채용에서는 면접점수 40점을 차지했다.
이번 채용은 2차 시험(체력검증, 청소실습) 60점과 3차 면접 40점, 대형자동차 운전면허 가점(1점), 구직등록자 가점(1점)을 합한 점수로 결정했다.
그러나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 후 일부 응시자와 남원시 내부에서 ‘의혹’이 제기됐다.
40대 중반인 A씨는 체력이 중요한 2차 시험에서 50점(60점 만점)을 맞아 1위한 B씨와 5점 이상 차이를 보이며 중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A씨는 3차 면접에서 만점(40점)에 가까운 39.7점을 받았고 가점 1점(대형면허)을 추가해 총점 89.7점으로 최종 합격됐다.
당시 면접은 △남원시 전반에 대한 이해도(10점) △청소업무에 대한 이해도(10점) △환경관리원으로서 기본자세 및 소양(10점) △노사관계의 이해도(10점) 등 40점 만점이었다.
특히 A씨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이환주 시장 캠프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일었다.
현재 A씨는 환경과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보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기진작을 위한 신설 보직에 현직 기자 아내?
남원시는 이번 상반기 인사에서 전에 없던 보직을 신설했다.
복수의 남원시 관계자에 따르면 개청 이래 한 번도 보직을 받은 적 없었던 ‘보건기술직’에 첫 보직이 신설됐다.
관계자들은 “남원시에 40여명의 보건기술직이 있는데 사기진작 차원에서 첫 보직을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경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관련 공무원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관련 공무원들은 “상반기 인사 당시 관련 6급자가 8명이 있었으나 6급 승진 2년차인 C씨가 보직을 받았다”며 “보직 신설이 사기진작을 위한 것이라면 가장 먼저 6급에 승진한 사람이 보직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설 보직을 받은 C씨가 현재 모 지역일간지 남원 주재 기자의 아내로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을 일으켰다.
이를 두고 일부 공직자들은 “신랑은 못 바꿔도 기자 애인 한명은 있어야 한다”며 비아냥거렸다.
신설 보직에 대해 기대했던 관련 공무원들의 실망이 근거 없는 ‘특혜 의혹’으로 변질된 것일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남원시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보직을 신설했다고 할 뿐 C씨의 보직 부여에 대한 해명은 하지 않고 있다.
▲파격 인사로 승진한 종친?
마지막은 노조가 처음 제기한 ‘종친 챙기기’ 의혹이다.
노조는 5급 승진 내정인사가 나오고 나서 성명서를 통해 “남원시 공무원 대부분은 5급 사무관 승진을 바라보며 평생 공직에 쏟아 붓지만 대부분 6급 이하로 퇴직한다”며 “연차가 3년이나 짧은 사람이 승진 내정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종친 인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노조는 “‘종친 인사’ 의혹 제기에 남원시는 ‘승진서열 우선 순위자들의 과열 경쟁으로 제3자를 선택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원시 인사관계자는 “인사 과정에서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노조의 이해를 구했다”며 인사 철회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하자 노조는 옥외집회 등 강경 대응했다.
결국 지난달 27일 남원시 나석훈 부시장은 ‘노·사 합의문’을 통해 향후 일방적인 인사를 하지 않겠다며 노조를 달랬다.
이날 작성된 ‘노·사 합의문’의 핵심은 “향후 남원시 집행부는 인사운영 기본방침에 의거해 매년 정기인사(상·하반기)를 공정하고 객관성 있도록 남원시지부와 ‘협의’한다”로 지난해 8월 8일 합의한 인사제도 개선 사항과 크게 다를바 없다.
제기됐던 ‘종친 인사’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 없이 내부 갈등이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