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난 선거 뒷이야기

  • 등록 2015.03.04 14: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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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삼봉 후보

오는 11일 제1회 전국 조합장 동시 선거가 치러진다. 남원지역은 모두 7개 농협에 25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이 가운데 춘향골농업협동조합은 모두 7명의 후보가 등록하면서 최대 격전지가 됐다. 반면에 운봉농업협동조합의 경우 단 한명의 후보가 등록돼 서영교(57) 후보가 무투표 당선됐다.

   
 

남원뉴스는 이번 남원지역 조합장 선거에서 유일한 40대 후보이자 최연소 출마자 지리산농업협동조합의 서삼봉 후보를 만났다.

-농사는 언제부터 짓기 시작했나?

1997년에 대학을 마치고 몇 달 뒤에 내려왔다. 어릴 적 일가족이 서울로 올라가서 학교를 다녔다. 원래 대학을 마치면 농사짓고 살 거라고 생각해 단국대학교 농과대 국제농업개발학과에 입학했다. 그런데 막상 막내아들이 귀향하겠다고 하니까 부모님이 굉장히 반대하셨다. 설득하다 안되면 혼자라도 내려간다고 말하고 짐을 차에 실었는데 부모님이 덥석 올라타시곤 같이 가자는 거다. 그길로 고향(인월면 자래리)에서 농사일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부모님이 농사를 크게 지었는데 재산을 정리하고 상경한 터라 막상 내려오니 남은 땅이 별로 없어 논 25마지기로 시작했다. 그리고 밭작물하고 과수를 하면서 규모를 늘렸고 한우도 15마리 키우다 작년에 접었다. 작년에 포도를 시작했는데 전지해야 할 시기에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집에 가면 할 일이 많다.

농사일을 시작하면서 가진 첫 번째 목표가 부모님이 예전에 하시던 규모만큼 경작면적을 넓히는 것이었다. 부모님께 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열심히 일했다. 다행히 예전 규모를 회복해 동네 어르신들한테도 인정받았다.

   
 

-경작 외에 어떤 일들을 했나?

주로 농민조직 활동을 많이 했다. 고향에서 농사짓기 시작하면서 비관적인 농촌의 미래를 그냥 인정하고 살 순 없었다. 열심히 일 해도 잘 살수 없는 농촌의 현실을 바꾸려면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농민이 한 목소리를 크게 내려면 그에 맞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인월면 농민회를 직접 결성했다. 마을을 찾아다니며, 형님들을 설득했는데 만만치 않더라.

그래도 창립총회 당시 모인 사람이 300명이 넘어 면사무소 안이 꽉 찼다. 태풍 매미로 인해 재해를 입었을 때는 농민회가 적극적으로 투쟁해 특별재난지역 수준의 농작물 및 시설피해보상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는 농민회가 진정으로 농민을 위하는 조직이라는 인식이 지역에 퍼진 계기가 됐다. 이런 활동들을 하면서 맺은 인연으로 지금도 교류하는 지역 선배들이 많다. 그리고 인월면 농민회와 인월면 농업경영인연합회 총무를 맡았고 최근까지 6년 동안은 남원시농민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농협 조합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

   
 

특별한 계기보다는 농사를 짓고 농협을 이용해오면서 직접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지역 주민들이 가장 의지하고 사는 경제조직이 농협이다.

여느 시골이 다 비슷하지만 판매처 확보해주고 수매도 하고 농약 비료도 갖다 쓰고 예금에 대출, 하다못해 생필품까지 모두 이용하는 곳이 농협이다. 그래서 농협이 제대로 일을 하는 지역은 대체로 주민소득 수준이 높고 안정적이다. 농산물 내다파는데 큰 걱정도 줄이니 농사짓는 보람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크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농협이 조합원의 생계를 책임질 각오로 일을 해왔는지는 의문이 들었다. 농협의 핵심은 경제사업인데 지리산농협은 경제사업 규모가 작은 편이다.

사실 농협이 돈 장사하기는 쉽다. 대출 많이 하고 예금이율 조금 줄이거나 하는 식으로 하면 앉아서도 돈 벌 수 있다. 지리산농협은 그러다 탈이 생겼다. 대출을 늘리려고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다보니 부실대출 사건이 벌어졌다.

매년 5~6%에 달하던 출자배당금이 3%로 반 토막 났으니 당연히 조합원이 피해를 본 것이다. 조합원과 지역 경제를 책임지려면 조합장에게 의욕적으로 경제사업을 일으킬 방도가 있고 직접 뛰는 조합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합원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일으킨 농협이 지역에 기여하는 복지사업이 적다고 느껴 이 부분을 직접 챙기고자 했다.

다른 출마 하시려는 두 분과 함께 이런 고민들을 나누면서 후보 단일화가 성사됐고 인월면 단일후보로 출마했다. 지리산농협 이사로 8년 동안 재직하면서 수없이 고민했지만 힘이 닿지 않아 할 수 없던 과제들이 많았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조합원의 지지를 믿고 실천하려고 한다.

   
 

-지리산농협의 긍정적요소(지역장점 등)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사업지역이 이름 그대로 지리산 자락에 있다. 이곳의 논과 밭은 모두 준고랭지와 고랭지인데다 인근에 어지간한 대도시라도 한 시간 이상 가야하는 청정지역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이곳에서는 과수 품질이 특히 좋다. 그래서 사과, 포도 재배농가 많다. 하지감자에 겨울배추도 잘 된다. 문제는 판매처 확보인데 이거는 사실 직접 다니며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다. 대형마트에 입점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다량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

그런가 하면 아직 지리산농협이 크게 벌이는 가공제품이 없다. 가공사업을 시작해 지리산농협이란 브랜드가치를 올리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지리산농협의 장기비전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차근히 준비해야 한다.

고정판로 확보로 지속적으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새로운 작목을 발굴하고 이미 생산하고 있는 농산물의 품질향상을 위해 영농교육도 해야 한다. 품목전환이나 가공, 가능하다면 수출까지 내다보고 준비과정을 철저히 해서 지리산농협 조합원과 지역경제에 신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타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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