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지워지는 바코드로 무용지물된 지역상품권

  • 등록 2019.05.22 16: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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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뒷면 바코드 훼손되면 사실상 환급 불가능
물수건으로도 쉽게 바코드 부분만 쉽게 지워져

 

전북 남원시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A(50대)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난 4월 가게에서 물건을 팔고 받은 ‘남원사랑상품권’이 훼손된 것이라 환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뒷면에 있던 바코드가 모두 지워진 것.

 

환급을 위해 방문했던 금융기관에서 주로 세탁을 할 경우 바코드가 지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A씨는 너무 억울했다.

 

문제의 상품권은 고객에게 받은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당시 심한 구김이 있었지만 상품권 자체의 모양과 인쇄상태는 대부분 양호했다.

 

특히 뒷면에 작은 글씨로 인쇄된 ‘남원사랑상품권 이용안내’도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훼손 정도가 미미한 상태였다.

 

하지만 누가 해당 상품권을 주고 물건을 샀는지에 대한 기억은 없는 상태다.

 

또 상품권의 인쇄된 이용 안내 4번에는 ‘보관상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난, 분실, 훼손 등)에 대해서는 발행자가 교환, 보상 등 일체의 책임을지지 않습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바코드 훼손에 대해서는 별도의 안대가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손님이 오고 가는 바쁜 상황에서 상품권의 전체적인 모양만 보고 거래를 할 수 밖에 없는데 뒷면의 바코드 상태까지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바코드가 중요한 것이라면 사전에 가맹점주들에게 충분한 고지와 교육을 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음식점에서 주는 물수건으로 다른 상품권 뒷면의 바코드 부분을 문지르니 쉽게 지워졌다”며 “다른 인쇄부분은 멀쩡한데 바코드만 물에 취약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지난 3월 도입된 ‘남원사랑상품권’은 다른 지역 상품권과 크게 다르지 않아 문제점도 비슷하다.

 

지난 2007년부터 경기도 성남지역에서 사용되던 지역 상품권 등도 바코드가 훼손으로 인한 환급문제가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남원시도 상품권 도입 단계에서 이를 몰랐을리 없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사실상 바코드가 쉽게 지워지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상품권을 인쇄하는 한국조폐공사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다른 인쇄 부분과 같이 바코드가 지워지지 않는 기술 개발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남원시가 도입 과정에서 문제점을 인식했다면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A씨는 “이번 일로 알아보니 다른 지역의 상품권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남원시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해 충분한 대비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원시 관계자는 “바코드가 지워져 환급이 안된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상품권이 출시된지 3개월이 지나지 않는 등 초기 도입단계로 문제점이 제기된 것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모바일 지역상품권 출시를 논의하는 등 관련 문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홍욱 기자 ico4017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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