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진씨의 탄생설화 옥정(玉井)]

  • 등록 2017.10.17 01: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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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은 남원 서북쪽에 우뚝 솟은 교룡산을 북악이라 하였고 요천 승사교 건너 낮게 솟은 금암봉을 남악이라 하였다. 교룡산은 남성적 기품이 보이는 반면 금암봉은 여성적 부드러움이 풍긴다.

북악으로 일컬어졌던 교룡산은 흔히 남원의 객산이라는 예명을 달고 산다. 산 정상은 두 개의 봉우리가 높이 솟아있어 왼쪽은 복덕봉, 오른쪽은 밀덕봉이다. 복덕봉 남쪽 줄기를 따라 내려가면 대산면 금강마을로 이어지는데 마을 동쪽에 남원진씨의 탄생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옥정(玉井)이 있다.

옛날, 금강마을에 아름다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햇볕이 따뜻한 어느 봄날, 바구니를 끼고 들에 나가 봄나물을 캐는데 목이 말라 참을 수가 없다. 다행히 인근에 오래전부터 석간수가 흘러나오는 샘을 찾아가는데 샘물 위에 판자를 띄우고 화려한 옷을 입은 동자(童子)가 놀고 있는 것이었다. 처녀는 이 기이한 현상에 숨을 죽이고 몰래 이를 지켜보다 자기도 모르게 샘으로 이끌려 다가섰고 이에 놀란 동자는 물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처녀는 화려한 동자가 물속으로 사라지자 아쉬움에 몸을 숨기고 숨을 죽이며 동자가 다시 나타나길 기다렸다. 한참 뒤 동자가 다시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처녀는 재빠르게 동자를 덮치자 동자가 순순히 수면으로 올라왔다. 처녀가 동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얼굴은 옥과 같이 희고 영롱하게 빛나는 눈을 가진 나이는 15~16세 정도의 큰 키에 대장부다운 모습이었다.

처녀는 동자의 모습에 탄복하며 옥인(玉人)이 분명하다고 생각하였다. 처녀는 “도련님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하며 함께 집으로 가자고 청하였다. 그러자 동자가 “오늘 용왕님의 지시를 받아 인간 세상에 인연을 맺고자 물 위에서 놀았더니 전생에 인연이 있어 아가씨를 맞이하였구려”하고 처녀를 따라가 인연을 맺고 부부가 되어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남원진씨의 시조가 된 진함조(晉含祚)라고 한다.

진함조는 고려 현종 왕(8대)때 호부상서를 거쳐 우복야 겸 도정사가 되었고 내사시랑의 높은 벼슬에 올랐는데 천문과 수학에 밝아 현종이 스승으로 삼았으며 그 후손들도 대대로 벼슬을 살았다고 한다. 지금도 금강마을 남원진씨 묘동에는 이러한 내용을 기록한 옥정비와 함께 진함조의 탄생 설화의 근원인 옥정이 있다.

타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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