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제 시대의 중요한 지방 거점으로 알려진 남원 척문리산성에서 백제시대의 집수시설과 북문지가 새롭게 발견되면서, 사비기 행정구역과 관등명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이번 발굴은 백제 사비기의 지방 행정 체계와 군사적 역할을 더욱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이번 발굴은 남원시와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조사 활동의 결과로, 성벽과 문지, 집수시설 등 다양한 구조물과 유물들이 밝혀졌다.
특히 새롭게 발견된 집수시설은 대형 결합목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면형태가 말각장방형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집수시설 내부에서는 6점의 목간이 출토됐고, 여기에는 '상항', '중항', '장덕' 등의 글자가 묵서로 기록돼 있었다. 이 중 '상항'과 '중항'은 백제 사비기의 행정구역 중 하나로, 이번 발굴로 인해 이러한 구역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백제의 16관등 중 제7품에 해당하는 '장덕'이라는 관등명이 목간에서 처음 확인된 점도 큰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는 백제의 행정 및 관등 체계가 실제로 운영됐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병오와 병신 명의 인장와와 기와가 다량 출토돼 척문리산성이 백제 사비기의 성왕부터 위덕왕 시기에 운영됐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삼족토기, 철제 유물, 목기, 두레박 등의 다양한 유물들이 발굴되어 백제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남원시는 이번 발굴을 통해 백제의 행정구역과 관등체계의 실존을 확인한 만큼, 척문리산성의 역사성과 가치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