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공직사회가 국장(서기관) 공로연수를 두고 이전투구 양상을 보여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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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 현 총무국장 |
올해 12월 공로연수를 앞두고 있는 김정남 총무국장은 최근 공로연수 신청일자를 10월31일로 앞당기겠다는 뜻을 집행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는 전북도공무원연수원에 나가있는 박남규 교수부장(전 남원시 총무국장)을 불러들여 남원시에서 40년 공직생활을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의도다.
박 부장과 김 국장은 남원시에 몇 없는 56년 동기들로 올해 12월 각각 공로연수를 앞두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아름다워야 할 이들의 우정은 그러나 상처만 입었다. 일부 공무원들의 내부 반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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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남규 직전 총무국장 |
특히 김 국장의 뒤를 이어 총무국장 자리를 노리는 승진후보자들은 숨어선 전북도와 상호 교차인사 교류가 아닌 '낙하산인사'를 막아야 한다며 남원시공무원노조와 손을 잡았다.
이에 전면에 나선 공무원노조는 나석훈 부시장을 면담하고 건전한 공직인사를 위해 '낙하산인사'의 부당성을 피력하며, 나 부시장과 고성이 오가는 등 실력행사까지 암시하는 막말이 오갔다.
공무원노조는 "명예로운 퇴직을 위해 2개월 인사를 하여 공로연수비용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공직사회 여론을 전달하는 등 원칙인사를 주장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반면 찬성(명예로운 퇴직을 위한 인사)쪽 직원들은 "12월 말 퇴직을 전제로 한다"면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번 공로연수 논란의 이면엔 이환주 시장 일본 출장길에 맞혀 서기관 승진후보자들의 내부반란(시장의 고유 인사권한에 대한 불만 표시)과 선배국장의 불신(내년 6월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어쩌지!)이 겹쳐 '곧 내 자리를 뺏는 역적처럼' 대해 흑색여론을 선도했다는 후문이다.
박 부장이 도청 소속으로 있으면 1년 앞서 공로연수를 들어가는데 남원시로 전입되면 6개월로 줄어 내년 6월이 공로연수여서 승진경쟁이 꼬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초 김 국장은 박 부장에게 10월말 공로연수를 신청할 테니 남원시로 들어와 12월말에 공로연수를 신청, 남원시에서 명예롭게 퇴직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해 서로 긍정적인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좋은 의도는 공직사회 내부 불신과 불만에 막혀 일부에서는 인사질서 논란은 물론 남원시 재정마저 축낸다는 비난으로 와전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 부장은 30일 남원시와 김 국장, 도 인사처에 ‘남원시가 오라고 해도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기봉 전 부시장이 남원시에서 퇴직하면서 파생된 서기관 승진자리가 우여곡절 끝에 3명의 국장(행정직)을 양산했고 도와 인사교류를 거치면서 진통도 겪었지만 마지막 퇴직을 위해 서로 배려하려던 두 동기생의 우정은 이처럼 후배공무원들의 욕심과 의심 때문에 씁쓸한 뒷맛만 남긴 채 묻혀졌다.
한편 항간엔 이 시장의 의중을 잘 알고 있다는 측근 실과장들이 선배국장의 명예로운 퇴직에 불손한 생각을 일삼아 논란을 키웠다는 뒷말이 나돌고 있다.
또한 "자존심하나로 미친듯이 남원시 일을 해왔다"는 박 부장의 말은 인사권자가 참 일꾼을 발굴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새삼 일깨워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