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두 딸을 둔 ‘워킹맘’ 양모(35)씨는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때문에 걱정이 많다.
양씨가 사는 동네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메르스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엄마들끼리 모이기만 하면 메르스 얘기를 한다”며 “같은 아파트에 사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아이들이 감염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메르스 의심환자나 자가격리 환자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동네 민심까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온 동네가 메르스로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면역력 약한 어린아이를 둔 가정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5살 아들을 둔 김모(35·여)씨는 “최근 유치원이 휴업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대형마트에 가려다가 메르스 의심환자가 있다는 얘기가 돌아 걱정된다”며 “아이가 면역력이 약한 편인데 두고 나가기가 어려워 남편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아파트 놀이터까지 '메르스 공포'로 아이들 놀이공간이 사라지고 있다.
같은 동네에 사는 부모들 상당수가 아이들이 나가서 메르스에 옮을까 서로 의심하고 있는 셈이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박모(50)씨는 "지병이 있어 걱정인데 소문만 듣고도 심리적으로도 불안함을 느낀다"며 "스스로 조심하려 밖에도 나가지 않는데도 의심병 또는 대인기피까지 생길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학부모님들의 걱정이 말끔히 없어지긴 어렵겠지만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감염이 없도록 예방과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에서 휴교나 휴원한 학교와 유치원은 전체 961개 가운데 12.3% 118곳이다. 전날(98곳)보다 20곳이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