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타파인) 채선기 기자 = 전국 대학들이 캠퍼스 밖에 보유한 교육용 토지가 여의도 면적의 약 70배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90% 이상이 임야인 것으로 나타나 실제 교육·연구 활용 여부를 포함한 대학 보유 토지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립대 21개교와 사립대 140개교, 사립 전문대 85개교 등 전국 246개 대학이 캠퍼스 밖에 보유한 교육용 토지는 모두 2만151.1ha로 집계됐다.
여의도 면적의 69.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임야는 1만8574.3ha로 전체의 92.2%를 차지했다.
일반적인 축구장 면적으로 환산하면 2만6014개에 해당한다. 반면 지목상 ‘학교용지’로 분류된 토지는 348.5ha로 전체 캠퍼스 밖 교육용 토지의 1.7%에 불과했다.
설립 유형별로 보면 국립대 21곳이 보유한 캠퍼스 밖 교육용 토지는 1만546.3ha로, 이 가운데 임야가 1만64.5ha에 달해 95.4%를 차지했다.
사립 4년제 대학 140곳은 8187.8ha 가운데 7377.9ha, 90.1%가 임야였으며 사립 전문대 85곳 역시 1417.1ha 가운데 1131.9ha, 79.9%가 임야였다.
문제는 해당 토지에서 이뤄지는 수업과 실습 등 구체적인 이용 실적이 별도로 집계되지 않아 실제 교육·연구 활용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한병도 의원은 "대학이 보유한 토지를 일괄적으로 규제하거나 개발하기보다 실제 교육·연구에 사용되는 토지와 장기간 활용되지 않는 토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대학은 인재와 연구역량, 부지를 함께 갖춘 지역 성장의 거점인데, 정작 땅이 어떻게 쓰이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수조사로 교육·연구에 쓰이는 땅과 장기 미활용 토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대 캠퍼스 밖 토지 2109.9ha ‘전국 3위’…97.9% 임야
전북에서는 전북대학교가 보유한 캠퍼스 밖 교육용 토지 규모가 눈에 띈다.
전북대가 캠퍼스 밖에 보유한 교육용 토지는 2109.9ha로 강원대 3191.6ha, 충북대 2643ha에 이어 전국 국·사립대를 통틀어 세 번째로 많았다. 전국 246개 대학이 보유한 캠퍼스 밖 교육용 토지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북대 캠퍼스 밖 토지 가운데 임야 비중은 97.9%로 조사됐다. 가장 큰 필지는 전북자치도 부안군 상서면 청림리 일대 임야로 파악됐다.
개발제한구역 등 규제 현황으로 교육부에 보고된 토지에서도 전북대의 비중이 컸다.
전국 8개 국립대가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로 보고한 면적은 2447.5ha인데 이 가운데 전북대가 1966.9ha를 차지해 약 80%에 달했다.
한 의원의 문제 제기는 이 같은 토지를 무조건 개발하자는 것이 아니라 교육·연구에 필요한 토지는 유지하면서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토지는 산학협력과 연구시설 등 지역 성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다시 살펴보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캠퍼스에서 20㎞ 넘게 떨어진 사립대 땅만 6609ha
대학이 캠퍼스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보유한 토지도 적지 않았다.
사립대 130개교가 캠퍼스에서 20㎞ 이상 떨어진 곳에 보유한 토지는 모두 6609.5ha로 조사됐다.
대학별로는 경희대가 1387.2ha로 가장 많았으며 고려대 1254.7ha, 동국대 758.2ha, 연세대 537ha, 성균관대 254.1ha 순이었다.
상위 5개 대학이 보유한 원거리 토지만 전체의 63.4%를 차지했다. 개발제한구역 등 규제가 적용된 것으로 교육부에 보고된 대학 토지도 전국 45개교, 3333.9ha에 달했다.
국립대 8개교가 2447.5ha로 가장 많았고 사립대·대학원대학 23곳 719.9ha, 전문대 14곳 166.5ha로 집계됐다.
사립대 가운데서는 목원대 수익용 토지 179.6ha와 성신여대 교육용 토지 106.7ha 등이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별 보유 목적과 실제 교육·연구 활용실적을 함께 파악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 의원은 전수조사를 통해 토지별 이용실태를 확인한 뒤 교육용 지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토지와 새로운 활용방안을 검토할 토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립대 수익용 토지 9조원 넘어…10년 새 평가액 45.8% 상승
사립대학 법인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토지의 자산가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기준 사립대학법인 259곳이 보유한 수익용 토지는 2만3020.9ha, 평가액은 9조60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2만3415ha와 비교하면 토지 면적은 1.7%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평가액은 6조2156억원에서 9조609억원으로 2조8453억원 증가했다. 10년 동안 45.8% 오른 것이다.
법인별 평가액은 건국대 법인이 1조1712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세대 6881억원, 한림대 일송학원 6763억원, 단국대 4404억원, 한양대 한양학원 2552억원 순이었다.
특히 지목이 ‘대(垈)’인 토지는 전체 수익용 토지 면적의 0.8%에 불과했지만 평가액에서는 65.1%를 차지했다.
전체 토지 규모뿐 아니라 토지의 위치와 지목에 따라 자산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 같은 보유자산을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등 대학 경쟁력 강화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도 향후 논의할 과제로 꼽힌다.
한병도 “미활용 토지 규제 다시 짜야”…전수조사 촉구
한병도 의원은 "대학이 보유한 대규모 토지를 지역의 교육·연구 및 산업생태계와 연결할 수 있도록 토지 활용 규제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대학 보유 토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교육과 연구에 실제 사용되고 있는 토지와 장기간 활용되지 않는 토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것을 제안했다.
장기 미활용 토지에 대해서는 기존 교육용 토지 지위와 그에 따른 혜택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대학이 교육·연구·산학협력 등을 위한 구체적인 활용계획을 제시할 경우 용도전환과 도시계획 변경, 개발제한구역 관련 특례 등을 연계해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는 대학이 보유한 토지를 단순한 자산으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연구시설과 기업, 산학협력 공간 등 지역의 성장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함께 검토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특히 대학 캠퍼스와 주변 지역을 별개의 공간으로 관리하기보다 교육·연구·산업시설을 연계할 수 있도록 하나의 계획단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 의원은 “미활용 토지는 교육용 지위와 혜택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교육·연구·산학협력 활용계획을 내는 대학에는 용도 전환·도시계획 변경·그린벨트 특례를 연계해 지원해야 한다”며, “캠퍼스와 주변 지역을 하나의 계획단위로 묶는 규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