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타파인) 손기수 기자 = 남원에서 탄생한 국립민속국악원의 대표창극이 서울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역의 삶과 지리산의 정서를 품고 출발한 창극이 수도권 관객과 만나면서 지역 공연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12일과 13일 오후 3시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대표창극 〈독갑이댁 수레노래〉를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2026 창극 중심 세계음악극축제’ 초청공연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남원에서 제작·초연한 작품이 1년 만에 서울 국립극장으로 무대를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독갑이댁 수레노래〉는 전쟁의 혼란 속에서 흩어진 가족을 찾아 지리산을 헤매는 독갑이댁과 딸 화선이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모성애, 생명의 의미를 풀어낸 작품이다.
남원과 지리산 일대에 실제 존재하는 지명에 설화적 상상력을 더해 지역의 삶과 정서를 창극의 언어로 담아냈다.단순히 지역을 배경으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남원과 지리산이 가진 공간적 서사를 작품의 중심축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작품에는 국내 공연계의 실력파 제작진이 참여했다. 배삼식이 대본을 쓰고 한승석이 작창과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김정이 연출해 판소리 특유의 음악성을 중심에 두면서 극적 서사와 현대적인 무대 표현을 결합해 남원과 지리산의 이야기를 오늘의 공연언어로 재구성했다.
무대 규모도 상당하다.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과 기악단을 중심으로 객원 출연진까지 모두 43명이 무대에 오른다. 김금미가 독갑이댁 역을, 서진희가 화선이 역을 맡아 작품을 이끈다.
배우들의 소리와 연기, 기악단의 연주가 맞물리며 전쟁의 상흔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 지리산을 따라 이어지는 모녀의 여정을 입체적으로 펼쳐낸다.
특히 이번 서울 공연은 국립민속국악원이 남원에서 제작한 지역 기반 창극이 지역 공연장을 넘어 전국 단위 공연 콘텐츠로 성장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창극 중심 세계음악극축제’는 우리 고유의 음악극인 창극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전통과 문화에서 탄생한 다양한 음악극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축제다. 서로 다른 무대 언어와 미학을 조명하며 동시대 음악극의 새로운 흐름을 모색한다.
공연은 12일과 13일 오후 3시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각각 100분간 진행된다. 중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다.
예매와 자세한 공연 정보는 국립극장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토요일 오후 국악의 맛 한자리서…‘K-국악스테이지’ 하반기 공연 시작
서울에서 대표창극이 관객을 만나는 동안 남원에서는 국립민속국악원 단원들의 예술적 개성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K-국악스테이지’ 하반기 공연이 시작된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12일과 19일 오후 3시 예음헌에서 ‘2026 K-국악스테이지’ 하반기 첫 공연을 선보인다.
‘K-국악스테이지’는 국립민속국악원 단원들의 기량과 개성을 보여주는 상설 성격의 무대로, 9월 종합 악·가·무 공연을 시작으로 창극단의 판소리 연창과 무용단의 홀춤, 기악단의 독주 등 다양한 민속예술을 선보인다.
12일 첫 무대는 서용석 명인의 신민요 ‘꽃피는 새동산’과 ‘신사철가’를 새롭게 구성한 기악중주 〈사계절의 노래〉로 문을 연다. 다채로운 장단에 변화무쌍한 사계절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절도 있는 춤사위의 〈호남검무〉와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 가야금병창 〈호남가〉와 〈신사철가〉, 남도음악 특유의 시김새가 살아 있는 〈육자배기〉가 무대에 오른다. 호남·영남·중부의 농악가락을 엮은 〈삼도풍물놀이〉도 펼쳐져 소리와 춤, 풍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19일 공연은 〈원장현류 대금산조〉로 시작한다. 이어 판소리 흥보가 중 〈흥보 첫째 박타는 대목〉, 봄의 생명력을 춤으로 표현한 〈연흥무〉, 경기민요 선율을 중심으로 구성한 기악중주 〈화란춘성〉, 판소리 입체창 〈어사상봉〉, 경기·충청 지방의 풍물가락을 담은 〈웃다리농악놀이〉가 관객을 만난다.
하반기 무대는 9월로 끝나지 않는다. 10월 10·24·31일, 11월 7·14·28일, 12월 5·12·19일까지 판소리 연창과 전통무용, 기악·산조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진다.
국립민속국악원 관계자는 “9월 K-국악스테이지는 기악과 소리, 춤, 풍물 등 우리 민속예술의 매력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며, “연말까지 이어지는 K-국악스테이지를 통해 우리 민속예술의 깊은 멋과 흥을 가까이에서 만나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K-국악스테이지는 7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전석 무료다. 관람 예약은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