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5 (화)

  • 맑음동두천 20.7℃
  • 맑음강릉 24.4℃
  • 맑음서울 21.4℃
  • 맑음대전 22.7℃
  • 맑음대구 23.2℃
  • 구름많음울산 24.9℃
  • 맑음광주 23.3℃
  • 구름많음부산 27.4℃
  • 맑음고창 23.2℃
  • 구름많음제주 26.1℃
  • 맑음강화 22.5℃
  • 맑음보은 20.9℃
  • 맑음금산 21.4℃
  • 맑음강진군 24.0℃
  • 맑음경주시 24.9℃
  • 맑음거제 24.8℃
기상청 제공
메뉴

“개인 소송에 시민 세금 500만원”…천안시의회, 반납 안 했다면 ‘공금유용’ 논란 진실은?

의원 개별계약 해외연수 분쟁에 의회 예산으로 변호사비 지원…현재는 “개인이 부담”
장혁 의원 “해외연수 계약금 반납하라” 1인 시위…소송비 환수 여부도 따져야

 

(천안=타파인) 채선기 기자 = 천안시의회가 의원들의 개별계약으로 추진된 해외연수 분쟁에 시민 세금으로 변호사 선임비를 지원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비용이 아직 환수되지 않았다면 ‘공금유용’ 논란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단순하다. 개인이 계약 당사자였다면 왜 개인의 계약분쟁에 시민 세금이 투입됐느냐는 것이다. 특히 천안시의회가 현재 항소심 소송비용을 의원 개인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지난 2022년 당시 공적 예산으로 지원한 소송비의 적정성과 환수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천안시의회는 2022년 튀르키예 뷰첵메제시 해외연수를 추진했으나 출국을 불과 5일 앞두고 일정을 취소했다. 당시 항공권과 숙박비 등으로 약 1억800만원이 집행된 상태였으며, 이후 반환 문제를 놓고 여행사와 법적 분쟁에 들어갔다.

 

문제는 해당 연수가 ‘의원 개별계약’ 형태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천안시의회 사무국 역시 당시 연수가 의원별 여비로 개별 진행됐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1심 당시 변호사 선임비 일부를 의회 예산으로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원 규모는 약 500만원대다.

 

| 개인계약인데 소송비는 시민 세금…누구를 위한 예산이었나

 

공금유용 논란의 출발점은 여기에 있다. 개인이 체결한 계약에서 발생한 민사분쟁이라면 원칙적으로 계약 당사자가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천안시의회는 의원 개별계약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분쟁이 발생하자 변호사 선임비를 의회 예산으로 지원했다.

 

그렇다면 당시 개인의 계약분쟁에 공적 예산을 집행할 수 있었던 구체적인 법적·행정적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밝혀야 한다.

 

더욱이 천안시의회는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는 공적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의원 개인이 일부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의원 개인이 부담하는 것이 맞다면 1심 당시에는 왜 시민 세금으로 소송비를 지원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당시 예산집행이 적법했다면 그 근거를 공개하면 된다.

 

반대로 부적절한 예산집행이었다면 해당 금액에 대한 환수 조치가 이뤄졌는지도 밝혀야 한다. 아직 환수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와 책임 소재 역시 시민에게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 반납 안 했다면 ‘공금유용’ 논란 피하기 어려워

 

공적 예산은 의회의 필요에 따라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특히 의원 개인의 계약상 책임에서 비롯된 민사분쟁에 공적 예산이 사용됐다면 예산의 목적과 집행 근거, 수혜자와 최종 책임자를 명확하게 따져봐야 한다.

 

만약 1심 변호사 선임비가 의원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었음에도 의회 예산으로 대신 지급됐고, 이후 반환이나 환수 조치마저 이뤄지지 않았다면 단순한 행정착오로 넘길 사안이 아니기 때문.

 

공금유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당시 예산과목과 지출 근거, 결재 과정, 실제 소송 당사자와 소송의 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천안시의회가 의혹을 해소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당시 지출결의서와 변호사 선임계약서, 소송위임장, 내부 결재문서 등 관련 자료를 공개하면 된다.

 

특히 해당 비용이 현재까지 환수되지 않았다면 왜 환수하지 않았는지, 그 판단의 법적·행정적 근거가 무엇인지도 시민들에게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 장혁 의원 본회의장 앞서 “계약금 반납하라”

 

장혁 천안시의원은 천안시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해외연수 계약금 반납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까지 벌였다.

 

장 의원은 당시 해외연수를 추진한 책임은 개인이 져야 하는데도 시민 세금으로 소송을 지원하는 것은 공적 예산의 사적 사용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장 의원은 “개인이 체결한 계약은 개인이 책임져야 함에도, 천안시의회가 예산을 투입해 공동 소송을 벌인 것은 명백히 공적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익성과 책임의식 없이 반복되는 연수 추진과 예산 전용은 단순한 실수를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라며 철저한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 1억800만원 계약은 ‘개별’…500만원 소송은 왜 ‘공적’이었나

 

이번 사안을 둘러싼 가장 큰 의문은 ‘개별계약’과 ‘공적 소송비’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었던 구조다.

 

여행사 관계자는 타파인 취재에서 “개개인적으로 계약이 쪼개지면서 별도의 계약서가 필요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렇다면 확인해야 할 것은 명확하다. 당시 여행사와 계약한 당사자가 천안시의회였는지, 의원과 직원 개개인이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개인이 계약 당사자였다면 반환소송의 당사자가 누구였는지, 천안시의회가 개인들의 변호사비를 공적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반대로 사실상 천안시의회의 공식 공무국외출장 사업이었다면 약 1억8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왜 개인별 계약 형태로 진행했는지도 설명이 필요하다. 계약서가 없었다면 그 이유 역시 확인해야 한다.

 

| 감사로 확인하면 된다…지출결의서·결재문서 공개가 먼저

 

천안시의회가 당시 계약자료와 예산 지출결의서, 변호사 선임계약서, 소송위임장, 내부 결재문서와 소송비 환수 여부를 공개하면 된다.

 

특히 감사 과정에서는 ▲1심 변호사 선임비의 예산과목 ▲공적 예산 지원의 법적 근거 ▲최종 결재권자 ▲실제 소송 당사자 ▲의원별 계약 여부 ▲현재까지의 환수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적 예산으로 집행할 수 없는 개인 비용을 대신 지급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환수와 함께 관련자 책임 문제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정당한 공적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이었고 적법한 예산집행이었다면 천안시의회가 관련 근거를 공개해 논란을 끝내면 된다.

 

| “계약금 반납하라”…이제는 500만원도 답해야

 

장혁 의원이 본회의장 앞에서 들었던 피켓에는 복잡한 문장이 적혀 있지 않았다. ‘해외연수 계약금 반납하라!’

결국 이 사안의 본질도 시민 세금에 대한 책임이다.

 

천안시의회는 집행부의 예산 낭비와 부적절한 행정을 감시하는 기관이다. 그런 의회라면 자신들에게 사용된 예산에는 오히려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잘못 지급된 돈이라면 환수하면 된다. 적법하게 지급했다면 근거를 공개하면 된다. 하지만 개인이 부담해야 할 소송비를 시민 세금으로 지급하고도 반환하지 않은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단순한 ‘해외연수 논란’을 넘어 공금유용 여부를 따져야 하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안시의회가 이제 답해야 할 질문은 두 가지다. ‘해외연수 계약금은 누가 책임졌는가.’ 시민 세금으로 지급한 500만원대 소송비는 환수됐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