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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이빙이 큰스님 잡았다”…한 번의 호흡으로 바닷속으로, 요즘 왜 빠지나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 제주 해상서 입적…프리다이빙 연습중 사고 추정
복식호흡·이완으로 산소소비 줄이고 ‘이퀄라이징’으로 수압 견뎌…고요한 몰입감에 인기
공기통없어 자유롭지만 저산소증·블랙아웃 위험…“혼자 잠수는 금물”

 

(제주=타파인) 김광수 기자 = 한때 종단(조계종) 개혁과 사회 참여로 세상과 치열하게 맞섰던 큰스님을 데려간 곳은 제주 바다였다.

 

봉은사 주지를 지낸 명진스님이 22일 제주 서귀포시 하예포구 인근 해상에서 물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오전 9시38분께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10시28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세수 76세, 법랍 52년이다.

 

해경은 구조 당시 착용하고 있던 장비 등을 토대로 프리다이빙 연습 도중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명진스님은 평소 제주 등에서 프리다이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다이빙에도 관심이 쏠린다.

 

| 공기통없이 ‘한 번의 호흡’…프리다이빙 무엇인가

 

프리다이빙은 스쿠버다이빙과 다르다.

 

 

스쿠버다이빙이 공기통과 호흡기를 이용해 수중에서 계속 숨을 쉬는 방식이라면 프리다이빙은 수면에서 한 번 호흡한 뒤 그 숨으로 물속에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스포츠다.

 

그래서 프리다이빙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도 무작정 오래 숨을 참는 기술부터 배우지 않는다.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산소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횡격막을 활용한 편안하고 깊은 호흡과 이완을 익히고, 잠수 중에는 제한된 산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몸의 긴장을 줄인다.

 

다만 잠수 전에 과도하게 빠르고 깊게 호흡하는 과호흡은 위험하다.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면 숨을 쉬고 싶다는 신호가 늦어질 수 있어, 자신도 모르게 저산소 상태에 빠져 의식을 잃을 위험이 커진다.

 

| 깊이 내려가려면 반드시 배우는 ‘이퀄라이징’

 

프리다이빙 초보자들이 처음 부딪히는 벽은 숨보다 귀의 압력인 경우가 많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주변 수압이 높아지면서 귀 안쪽과 바깥쪽에 압력 차이가 생긴다. 그대로 내려가면 귀가 먹먹해지고 통증이 생긴다.

 

이를 맞춰주는 기술이 이퀄라이징(Equalizing·압력평형)이다. 쉽게 말해 코와 귀를 연결하는 통로를 통해 중이의 압력을 주변 수압과 맞춰주는 것이다.

 

프리다이빙에서는 발살바나 프렌젤 같은 방법이 알려져 있으며, 깊은 수심으로 내려갈수록 적절한 압력평형 능력이 중요해진다.

 

중요한 것은 통증을 참고 억지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압력평형이 되지 않으면 하강을 중단해야 한다. 무리하면 귀와 부비동 등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 왜 빠질까…바닷속서 만나는 ‘완전한 고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숨까지 참으면서 바다 아래로 내려갈까.

 

 

프리다이버들이 이야기하는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는 고요함과 몰입감이다.

 

등에 무거운 공기통을 메지 않는다. 호흡기에서 올라오는 기포 소리도 없다. 자신의 심장박동과 몸의 움직임을 느끼며 물속으로 내려간다.

 

몸의 힘을 빼고 호흡과 긴장을 스스로 조절하는 과정에서 일상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집중감을 느낀다는 것.

 

수심이라는 분명한 목표도 있다. 처음 5m에서 시작해 10m, 20m로 자신의 능력이 향상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사진과 영상도 인기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긴 핀을 신고 푸른 바닷속을 유영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프리다이빙은 단순한 잠수에서 하나의 레저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 위험도 작은 건 아니다

 

그러나 프리다이빙의 장점은 동시에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된다. 수중에서 사용할 별도의 공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이 저산소증에 따른 블랙아웃이다. 잠수 중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의식을 잃는 현상으로, 수면 가까이 올라왔거나 수면에 도착한 직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프리다이빙에서 기록보다 먼저 배워야 하는 원칙이 있다. 혼자 잠수하지 않는 것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버디가 서로의 잠수와 상승을 지켜보고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명진스님 사고가 블랙아웃 때문이었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현재 해경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섣불리 원인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 1000일 동안 하루 1000배 했던 수행승…마지막은 제주 바다서

 

지난 195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명진스님은 1969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했다. 베트남전 참전 경험도 있다.

 

1994년 조계종 종단 개혁에 참여했고 중앙종회 의원과 부의장을 거쳐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 봉은사 주지를 지냈다. 봉은사 주지 시절에는 1000일 동안 하루 1000배 수행을 이어간 것으로도 유명하다.

 

종단 지도부와 당시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논쟁의 중심에 섰고 2017년 승적 박탈 징계를 받았다. 이후 법적 다툼을 거쳐 올해 승적을 회복했다.

 

그리고 평소 즐겼던 제주 바다에서 생을 마쳤다. 프리다이빙은 자신의 호흡을 다스리고 몸의 힘을 빼야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스포츠다. 호흡과 이완, 이퀄라이징을 익혀 한 번의 숨으로 인간이 갈 수 있는 깊이를 조금씩 넓혀간다.

 

그래서 역설적이다. 숨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스포츠이지만, 그 한 번의 숨을 지나치게 믿는 순간 가장 위험해질 수도 있다.

 

큰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은 요즘 뜨는 프리다이빙의 아름다운 수중 풍경 뒤에 반드시 따라붙어야 할 원칙을 다시 일깨운다.

 

깊이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안전.

 

| 프리다이빙, 어디서 배울 수 있나

 

최근 프리다이빙에 관심을 갖는 동호인이 늘면서 체계적인 입문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도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 속 교육원에서는 가까운 실내수영장을 활용해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프리다이빙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호흡법과 이퀄라이징부터 회복호흡, 버디 시스템, 수중 안전수칙까지 프리다이빙에 필요한 기본기를 단계적으로 익힐 수 있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처음부터 정규과정을 등록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만원의 행복'으로 하루 체험교육도 가능하다. 프리다이빙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인지 직접 경험하고 물속에서 느끼는 특유의 자유로움과 프리다이빙의 매력을 맛본 뒤 정식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체계적으로 프리다이빙을 배우거나 하루 체험을 원하는 동호인은 사진에 안내된 교육원 연락처를 통해 교육 일정과 프로그램을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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