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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는 30만원 또 주는데...이번에도 남원은 대형사업 밀어부쳐

남원시민은 행복도 복지도 미래도 놓쳤다
비슷한 인구 규모 엇갈린 행정…민생은 뒷전, 대형사업 실패 책임은 시민 몫

 

(남원=타파인) 김진주 기자 =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완주군은 군민 1인당 30만원의 민생안정 지원금을 지급하며 생활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에 나섰다. 반면 남원시는 대규모 개발사업과 장기 현안에 막대한 행정력과 예산을 투입하고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복·복지정책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행정 실패의 부담만 시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남원시민이 놓친 것은 단순히 30만원의 지원금만이 아니다. 민생을 우선하는 정책 선택의 기회, 촘촘한 복지서비스, 지역경제 회복의 골든타임을 함께 놓쳤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형사업의 부실과 정책 판단 실패가 반복되면서 남원의 미래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완주 군의원 11명, 남원 시의원 16명…그런데 시민의 삶은 왜 더 팍팍한가 [사설]

 

| 완주는 군민생활부터 지켰다…남원은 무엇을 지켰나

 

완주군은 오는 9월 8일부터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의 민생안정 지원금을 지급한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군민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침체된 골목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위한 조치다.

 

지원금은 단순한 현금성 정책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적 어려움이 커진 시기에 지방정부가 주민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다. 지역화폐 등을 통해 지급될 경우 소상공인 매출과 지역 내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남원에서는 시민 생활을 직접 떠받치는 민생대책보다 함파우아트밸리와 모노레일 등 대형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시민들은 물가와 주거비, 의료비, 교육비 부담에 허덕이고 있지만 남원시의 예산과 행정은 시민의 오늘보다 불확실한 사업의 내일에 더 집중돼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 함파우 사업 축소됐지만…앞으로도 막대한 예산 필요

 

최근 열린 남원시의회 제282회 임시회에서는 함파우아트밸리 사업의 예산 규모와 사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동환 의원은 함파우아트밸리 사업비가 당초 2299억원에서 1351억원으로 조정됐지만 이미 367억원이 집행됐고, 앞으로도 984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함파우타워와 예술체험촌, 승월교 리모델링 등 일부 사업은 막대한 예산에 비해 관광객 유입이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사업비를 줄였다는 이유만으로 정책 실패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남은 예산이 시민의 삶보다 우선 투입될 가치가 있는지부터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민 입장에서는 수백억원이 이미 투입됐고 앞으로도 천억원에 가까운 재정 부담이 예정된 사업이 과연 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모노레일 실패 책임은 어디로…시민에게 남은 것은 부담뿐

 

남원관광지 민간개발 모노레일 사업도 행정 실패와 책임 부재를 상징하는 현안으로 꼽힌다.

 

오동환 의원은 시민특별위원회 설치보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명확한 책임 규명과 구상권 청구라고 주장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와 법적 검토를 토대로 사업추진 과정의 책임 소재를 밝히고,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발생한 손실을 누가 감당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노레일 운영을 재개할 것인지 여부도 정치적 판단보다는 경제성과 안전성, 관광효과를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사업을 살리겠다는 명분으로 또다시 시민 세금이 투입된다면 실패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연장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기 때문이다.

 

행정이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소송비와 원금·이자, 추가 운영비 부담이 시민에게 돌아간다면 이는 책임행정이라 할 수 없다.

 

| 행복도 복지도 놓친 시민…행정 실패가 만든 기회비용

 

남원시가 대형사업에 몰두하는 동안 시민들이 잃은 것은 눈에 보이는 예산만이 아니다. 수백억원의 재원이 청년 일자리와 소상공인지원, 고령층돌봄, 취약계층 주거개선, 공공의료, 교통복지에 투입됐다면 시민 삶은 지금보다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나 실패 가능성이 큰 사업과 장기표류 현안에 예산이 묶이면서 생활밀착형 복지정책을 확대할 기회도 함께 사라졌다.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남원에서 청년이 떠나고 인구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거대한 시설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일할 곳이 없고, 아이를 키우기 어렵고, 아플 때 안심할 수 없으며, 안정적인 생활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개발사업은 도시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시민의 삶이 무너진 도시에서 관광시설과 상징물이 아무리 늘어나도 지속가능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 비슷한 인구, 전혀다른 선택…행정 역량의 차이 드러나

 

완주군과 남원시는 인구 규모가 비슷한 지방자치단체지만 정책의 우선순위는 뚜렷하게 엇갈린다.

 

완주는 민생안정 지원금을 통해 군민의 생활과 지역경제를 직접 지원하는 선택을 했다. 반면 남원은 대규모 개발사업과 소송, 장기 현안에 행정력이 분산되면서 시민들이 체감하는 정책성과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지방정부의 모든 예산을 현금성 지원에 사용할 수는 없다. 미래를 위한 투자도 필요하고 관광과 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사업도 중요하다. 그러나 미래투자는 사업성과 책임성이 담보돼야 하며, 시민의 오늘을 희생시키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대형사업 실패로 재정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민생지원마저 부족하다면 시민은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가능성을 동시에 잃게 된다.

 

| 이제는 새 사업보다 실패 책임부터 밝혀야

 

남원시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거창한 청사진보다는 이미 추진한 사업의 결과를 시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잘못된 정책 판단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함파우아트밸리와 모노레일 사업의 타당성과 재정 부담을 전면 재검토하고, 중단·축소·전환이 필요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확보한 재원은 민생안정과 복지, 청년 일자리, 지역경제 회복 등 시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

 

행정 실패의 책임을 시민 세금으로 덮고 또 다른 사업으로 시선을 돌리는 방식은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조감도가 아니라 안정된 생활과 책임지는 행정이다.

 

| 타파인 분석

 

완주군의 30만원 민생안정 지원금은 남원시에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비슷한 인구와 재정 여건 속에서 한 지방정부는 주민의 삶을 우선했고, 다른 지방정부는 시민 체감도가 불확실한 대형사업에 매달렸다는 비교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원시민은 행정 실패로 행복복지를 놓쳤고, 지역경제 회복의 기회도 잃었다. 여기에 실패한 사업의 재정 부담과 책임 공방까지 이어지면서 미래에 투자할 여력마저 줄어들고 있다.

 

남원의 미래가 암울한 이유는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쓰고, 실패했을 때 누가 책임지며, 시민의 삶을 정책의 중심에 두고 있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원시는 답해야 한다. 시민의 삶보다 중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수백억원을 투입하고도 성과가 부족한 사업을 왜 계속해야 하는지, 행정 실패의 책임을 언제까지 시민에게 떠넘길 것인지 말이다.

 

완주군의 30만원이 단순한 지원금이라면 남원시가 잃어버린 것은 훨씬 크다. 시민의 신뢰와 행복, 복지, 그리고 도시의 미래까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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