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타파인) 김진주 기자 = "국립의전원은 남원으로 온다."
지난 4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된 직후 남원에는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정치권은 "10년 숙원이 해결됐다"고 홍보했고, 남원시는 2030년 개교를 목표로 행정절차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 역시 국립의전원 남원 설립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석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7월 16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부는 국립의전원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인근에 설치하는 방침을 공식 언급했다. 남원유치를 사실상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였던 지역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였다. 정부발표 이전까지 남원정치권은 어떤 정보를 갖고 있었는지, 왜 지역사회는 아무런 경고도 받지 못했는지, 정부 기류를 사전에 파악하려는 노력은 있었는지 시민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숙원이 해결됐다"는 정치적 선언은 있었지만, 정작 시행령과 국립중앙의료원 이전문제, 정부내부 논의 과정에 대한 대응은 충분했는지 되묻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립의전원, 남원 정치권은 왜 뒷북만 치는가 [사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8일 열린 남원시의회 제28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조국혁신당 의원은 첫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국립의전원 남원사수와 국립중앙의료원 남원이전을 동시에 요구하며 모처럼 지역 정치권과 행정의 총력 대응을 촉구했다.
노 의원은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 대응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시장 중심의 비상대응체계를 즉각 가동하고, 전북자치도와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립중앙의료원이 서울에 남고 의전원만 남원에 온다면 남원은 '무늬만 의대도시'가 될 수 있다"며 시행령에 국립중앙의료원 남원 이전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누가정부 기류를 알고 있었나"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하나다. 지난 7월 10일 전북지역 국회의원과 14개 시장·군수가 국가예산 확보를 논의하는 연석회의를 열었다. 남원시는 이 자리에서 국립의전원을 최우선 과제로 건의했다.
그런데 불과 엿새 뒤 정부는 서울설치 방침을 발표했다. 그렇다면 그 사이 정부 내부에서는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는가.
지역 정치권은 그 흐름을 알고도 시민들에게 알리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인가. 어느 쪽이든 지역사회가 납득할 설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 "법 통과가 끝이 아니었다"
국립의전원은 법이 통과됐다고 자동으로 남원에 오는 사업이 아니다.
시행령, 예산, 부지, 수련병원 체계, 국립중앙의료원과의 연계 등 수많은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특히 정부가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울에 두겠다는 방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면 그때부터는 정치권의 협상력과 정보력, 대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법 통과이후 '이제 끝났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시민들도 그렇게 믿었다.
결과적으로 정부 발표가 나오고 나서야 비상대응을 논의하는 상황이 됐다.
타파인 기획 | 이제는 책임을 말할 때다
국립의전원은 단순한 공공기관 하나를 유치하는 사업이 아니다.
서남대 의대 폐교이후 8년 동안 남원이 버텨온 이유이자, 지역의 미래 의료와 청년, 경제를 바꿀 국가 프로젝트다.
그만큼 정치권의 말 한마디는 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숙원이 해결됐다"는 말이 사실이었다면 왜 지금 서울 설치 논란이 벌어졌는지, 만약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면 왜 시민들에게 확정된 것처럼 전달됐는지 설명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 공을 주장하는 정치가 아니다. 정부를 설득할 전략은 무엇인지,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을 어떻게 관철할 것인지, 전북 정치권과 어떤 공조를 할 것인지 시민 앞에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이제 시민들은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