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열린 남원시장 후보자 토론회를 지켜보며 많은 시민들처럼 적지않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토론은 단순한 정책발표 자리가 아니었다. 후보들의 말과 공약, 그리고 그 실체를 두고 정면 충돌이 벌어진 사실상 검증의 무대에 가까웠다.
그 중심에는 강동원 후보가 직접 꺼내 든 한 장의 ‘등기부등본’이 있었다.
강 후보는 양충모 후보의 5,500억 원 규모 데이터센터·AI 산업유치 공약과 관련해 특정 컨설팅 회사의 등기부등본 자료를 공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자본금 규모와 설립시기, 회사실체 문제 등을 언급하며 “과연 시민들이 믿을 수 있는 사업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양 후보 역시 즉각 반박했다.
해당 업체는 직접 투자회사가 아니라 투자유치를 연결하는 컨설팅 역할을 하는 회사이며, 청년일자리와 미래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토론의 핵심은 단순한 공방 그 자체에 있지 않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남원시민들이 이제는 단순한 구호나 거대한 숫자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전 같으면 “수천억 투자”, “대기업 유치”, “미래산업”이라는 말만으로도 기대감이 형성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시민들은 한 걸음 더 들어가 묻고 있다.
“정말 가능한 사업인가.” “누가 투자하는가.” “실체는 분명한가.” “또 다른 혈세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이 질문들이 이번 토론을 관통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남원시민들은 이미 모노레일 사태라는 큰 상처를 경험했다. 대형사업이 어떻게 추진됐고, 결국 누가 책임졌는지를 시민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데이터센터 논란역시 단순한 선거용 공방이 아니라 “남원의 미래를 또다시 위험에 맡기는 것은 아닌가”라는 시민 불안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강도원 후보는 바로 그 지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민주당 장기독점 구조와 행정실패, 모노레일 책임론까지 연결하며 “이번만큼은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반면 양 후보는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내세우며 중앙정부 네트워크와 기업유치 경험, 행정 전문성을 강조했다.
다만 토론 후반으로 갈수록 방어적 답변이 이어지며 준비된 경제시장 이미지가 다소 흔들렸다는 평가도 지역사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토론을 보며 느낀 것은 남원시장 선거가 더 이상 단순한 정당 대결 구도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 시민들은 화려한 공약보다 실체와 책임을 묻고 있다. 누가 더 큰 숫자를 이야기하느냐보다, 누가 더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기 시작했다.
결국 이번 토론회는 남원시민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
“남원의 미래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의 한복판에는 토론회에서 펼쳐진 한 장의 등기부등본이 놓여 있었다.
-강구섭 전 남원시의회 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