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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자 목숨위에 세운 철거현장…지금 필요한건 공무원의 적극행정

충남 농축산물관리센터 철거현장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현장민원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

 

이는 대한민국 산업안전 행정이 얼마나 허술하게 무너져 있는지, 그리고 공공사업 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이 얼마나 쉽게 후순위로 밀려나는지를 보여주는 위험한 징후이기 때문이다.

 

절차보다 이익이 먼저였고, 안전보다 공사가 우선이었다면 이번 사안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해당 현장에서는 공식철거 행정명령과 감리단지정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중장비와 인력이 투입돼 작업이 진행됐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비철과 전선류 반출 작업이 장기간 이어졌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법과 절차에 따라 관리돼야 할 철거 현장이 사실상 선(先)작업, 후(後)행정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면 이는 명백한 행정시스템의 허점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과거 산업재해 논란이 있었던 업체가 다시 고위험 해체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리아카고는 과거 울산화력발전소 발파작업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해 산업재해 관련 조사를 받은 이력이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업체가 또다시 대형해체 현장의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은 국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사고 이력이 있는 업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관리가 있었다면 과연 이런 상황이 가능했겠느냐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필요한 것은 행정기관의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현장을 지키기 위한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이다.

 

법적 절차가 미완인 상태에서 작업이 강행되고 안전논란이 제기됐다면, 관할 기관은 단순 현장 확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즉각적인 안전점검과 행정조치 여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공무원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순간, 그 위험은 고스란히 노동자와 주민들에게 전가된다.

 

산업현장의 안전은 형식적인 서류 검토보다는 현장을 직접 관리하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적극적인 행정 의지에서 시작된다.

 

정부는 그동안 중대재해 예방과 산업안전 강화를 수도 없이 외쳐왔다. 하지만 현장의 현실은 정반대다.

 

노동자들은 기본적인 안전조치조차 체감하지 못하고 있고, 위험작업은 공정 일정과 비용 논리에 밀려 강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말로는 ‘안전 최우선’을 외치면서 실제 현장에서는 ‘이익 최우선’이 작동하고 있다면 정부 정책은 결국 보여주기식 구호에 불과하다.

 

해체·발파 작업은 단 한 번의 부주의만으로도 대형참사를 부를 수 있는 고위험 작업이다.

 

그런데도 절차가 미완인 상태에서 중장비가 투입되고, 사고이력이 있는 업체가 별다른 사회적 검증없이 다시 현장 중심에 서고 있다면 이는 예고된 위험이나 다름없다.

 

사고가 터진 뒤 책임자를 찾는 방식으로는 더이상 산업재해를 막을 수 없다.

 

발주기관과 관할 행정기관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명확히 답해야 한다. 왜 절차 논란 속에서도 작업이 진행됐는지, 감리와 안전 점검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특정업체에 대한 관리와 검증은 충분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무엇보다 형식적인 대응을 넘어 현장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적극행정이 절실하다.

 

노동자의 생명보다 중요한 공사는 없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현장은 언제든 사고 현장으로 바뀔 수 있다.

 

이제라도 정부와 행정기관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무너진 안전의 현장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것이 공공행정이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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