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제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 남원시장 후보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
축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민심이 모이고, 후보가 검증받는 ‘현장 정치의 시험대’다.
그럼에도 수많은 유권자가 운집한 자리에서 유독 민주당 후보의 모습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식 일정과 공개 석상에는 참석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후보가 나설 수 없는 자리는 없다. 그럼에도 시민들 사이에서는 “TV나 기사로만 봤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활동 폭이 제한된 것인지, 전략적 선택인지 분명치 않다.
다만 ‘정치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의원의 어록이 떠오른다.
그러나 정작 지역에서는 정반대의 우려가 제기된다.
후보 측 주변 인사들이 이미 당선을 전제한 듯한 태도로 유권자를 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유권자를 직접 마주하고 설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골프나 선거는 고개를 들면 진다”는 말이 이런 맥락에서 소환된다면,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 같은 인식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분명 시대를 거스르는 판단이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유권자는 무엇을 보고 선택해야 하는가.
30년 넘게 지역과 정치 현장을 지켜본 경험으로 단언하건대, 이번 선거의 핵심 문제는 ‘부재’가 아니다.
문제는 ‘회피’다. 좋게 표현하면 ‘신비주의’에 가깝다.
특정 이력 하나로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듯 설명은 최소화하고, 검증은 비껴가려는 흐름이다.
이는 남원정치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방식이다.
선거는 얼굴을 숨기는 경쟁이 아니다. 드러내고, 설명하고, 평가받는 과정이다.
건강상태는 어떤지, 언변과 소통 능력은 검증 가능한지, 공약을 실제로 실행할 의지와 역량이 있는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후보의 기본이다. 그러나 지금 유권자 앞에 놓인 것은 답변이 아니라 침묵이다.
남원의 선거가 달라지고 있다. 아니, 유권자가 먼저 달라졌다. 묻지않고 찍던 시대는 끝났다. 듣지않고 믿던 관성도 사라졌다.
이제 유권자는 질문하고, 비교하고, 끝내 판단한다. 그 출발점은 단 하나, “왜 설명하지 않는가”라는 물음이다.
■ 공약이 없는 게 아니라, 설명이 없다
이번 선거의 본질은 단순하다. 공약은 존재한다. 그러나 설명이 없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재원은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 답이없다.
약속은 제시되지만 근거는 부족하고, 방향은 말하지만 실행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묻는 시민은 늘었지만 답하는 후보는 없다. 이쯤되면 준비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검증을 피하는 정치다.
특히 민주당 후보군에서 반복되는 이 양상은 개인의 문제보다는 구조의 문제로 읽힌다.
설명보다 표를 먼저 요구하는 정치, 그 관성이 아직도 작동하고 있다.
■ “숫자는 크고 설명은 없다”…대형공약의 그림자
양충모 후보의 5,500억 원 규모 AI센터 공약은 상징적이다. 규모는 화려하다. 메시지도 강하다. 그러나 시민의 질문은 단순하다.
돈은 어디서 오는가. 실제 가능한가. 남원에 무엇이 남는가?
이 질문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여전히 부족하다.
대형 개발사업의 후유증을 이미 경험한 지역에서 설명없는 숫자는 기대보다는 불안이다. 공약의 크기가 곧 현실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도덕성 논란과 침묵…검증을 피하는 정치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일부 시의원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도덕성 논란이 지역사회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명확한 해명과 검증은 보이지 않는다.
공약제출 요구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누군가는 자료를 내고, 누군가는 끝내 내지 않는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읽힌다. “보여줄 것이 없는 것 아닌가”, “검증을 피하는 것 아닌가.”
정치는 의혹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해명하는 것이다. 정책은 말이 아니라 자료로 증명하는 것이다. 그 최소한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치가 아니라 회피다.
■ “어차피 된다”는 착각의 위험
남원은 특정정당 기반이 강한 지역이다. 그러나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설명은 뒤로 미루고, 검증은 피하며, 표는 먼저 요구하는 정치. 이미 이긴 선거처럼 행동하는 태도.
그러나 유권자는 아직 선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후보가 이미 선택받은 듯 움직이는 순간, 정치의 균형은 무너진다. 그 오만이 지금 민심을 바꾸고 있다.
■ 대비되는 흐름…설명하는 정치 vs 침묵하는 정치
이런 흐름 속에서 조국혁신당 강동원 후보 측은 ‘즉시 투입가능한 준비된 시장’을 강조하고 있다. 설명할 수 있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다.
평가는 유권자의 몫이다. 그러나 분명한 대비는 존재한다. 설명하려는 정치와 침묵하는 정치. 그리고 유권자는 지금 그 차이를 냉정하게 보고 있다.
남원의 민심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설명없는 공약은 기대보다는 불안이며, 검증을 피하는 후보는 준비된 인물이 아니라 회피하는 정치인이다.
도덕성 논란에 답하지 않고, 공약조차 제출하지 않는 정치. 그것이 반복되는 순간 민심은 반드시 등을 돌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