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가져가겠죠.”
토론회에서 나온 이 한마디는 단순한 말실수로 넘기기엔 가볍지 않다.
오히려 이 발언은 수천억 원 규모 사업의 가장 핵심, 즉 누가 가져가고 누가 책임지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유치는 언제나 기대와 위험을 동시에 안고 간다.
그래서 시민들은 숫자보다 구조를 먼저 본다.
누가 투자하는지, 자금은 어떻게 조달되는지, 이익은 어디로 흐르는지, 실패했을 때 책임은 누가 지는지부터 따져 묻는다.
이 기본이 설명되지 않는 순간, 그 사업은 정책이 아니라 ‘불확실성’이 된다.
특히 수천억 원 규모의 민간투자 사업은 더 그렇다.
업계 관행상 일정 수준의 인센티브나 수수료 구조가 뒤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며, 규모에 따라 수백억 원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도비와 시비 부담 역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준으로, 막대한 혈세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고, 그 이익을 누가 가져가느냐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해 “누군가”라는 말로 넘어가는 순간, 사업은 더이상 비전이 아닌, 위험이 된다.
누가 투자하는지도, 누가 이익을 가져가는지도, 실패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도 불분명한 구조라면, 결국 남는 것은 기대보다는 시민의 부담일 수밖에 없다.
남원은 이미 지리산 허브밸리에 투입된 수천억 원과 수백억 원대 혈세 부담으로 이어진 모노레일 사태 등 대형 개발사업의 후유증을 여러차례 겪은 경험이 있다.
화려한 청사진으로 시작됐던 지리산 허브밸리 사업은 결국 지역의 백년대계 실패로 이어졌고, 입장수익보다 관리비용이 더 커진 데다 모노레일 사태까지 겹치면서 수백억 원대 손실과 장기간 소송이라는 뼈아픈 기억만 남겼다.
그 이후 시민들의 기준은 달라졌다. 이제는 “얼마를 끌어오겠다”보다 “실패하면 누가 책임지느냐”를 먼저 묻는다.
이번 논란이 더 우려되는 이유는 아직 시작도 하지않은 사업이라는 점이다.
구조와 책임이 설명되지 않은 채 규모만 커지는 계획은 기대보다 더 큰 불안을 키운다.
특히 “누군가는 가져가겠죠”라는 말이 반복될수록, 그 ‘누군가’가 결국 시민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선거는 꿈을 말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책임을 증명하는 자리여야 한다. 숫자가 클수록 말은 더 무거워져야 한다.
설명되지 않는 사업은 투자유치가 아니다.
그건 결국 시민에게 돌아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비용일 뿐이다. [기자수첩] “구태정치” 외친 양충모, 정작 떨고 있는 쪽은 누구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