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남원시장 결선 과정의 선거를 보다 보면 늘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자신은 중앙 경험이 있으니 다르고, 자신은 외부 인맥이 있으니 남원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지역에서 정치를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골목을 돌고 민원을 챙긴 이들은 낡았다고 몰아붙인다.
그런데 시민들은 묻고 있다.
정말 낡은 것은 지역을 지킨 사람들인가, 아니면 선거 때마다 내려와 남원을 자신의 정치적 경력 관리나 실험무대로 삼아온 사람들인가.
남원은 누군가의 정치 연습장이 아니다.
지역에서 평생을 보내며 상권의 흥망을 보고,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을 지켜보고, 시장 골목과 농촌마을의 한숨을 들은 사람과, 중앙 경력 몇 줄을 들고 와 “내가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역대 남원시장 가운데서도 지역에 뿌리를 두고 끝까지 남원을 지켜온 인물로는 이정규, 윤승호 정도가 자주 거론된다.
물론 두 사람의 시정에도 공과는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남원을 스쳐 지나가는 경력 한 줄이 아닌, 남원이라는 공간 자체를 책임져야 할 삶의 터전으로 여겼다는 점만큼은 분명했다.
반면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일부 정치인의 태도는 다르다.
평소에는 지역정치를 무능하다고 몰아세우고,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인물들을 “구태”라고 공격한다.
하지만 막상 본인이 중앙 인맥을 자랑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거대 공약을 들고 나오면 그것은 “혁신”이라고 포장한다.
본인이 하면 혁신이고, 남이 하면 구태인가.
본인이 하면 비전이고, 남이 하면 정치공학인가.
본인이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이중잣대야말로 이번 남원시장 결선에서 반드시 검증해야 할 지점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초대형 투자 공약들은 더욱 그렇다.
수천억 원 규모 사업을 말하려면 최소한 투자 주체가 누구인지, 사업 방식은 무엇인지, MOU나 투자의향서는 있는지, 실패했을 경우 남원시는 어떤 부담을 지게 되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도 “내가 연결했다”, “내가 도왔다”, “내가 가져올 수 있다”는 말만 반복된다면 시민 입장에서는 결국 부동산 중개업자식 설명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정치가 시민들에게 헛꿈만 심어준다는 점이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은 선거 때는 박수를 받을지 몰라도, 선거가 끝나면 지역사회에 더 큰 허탈감과 불신만 남긴다.
남원은 이미 모노레일 사태처럼 “될 것처럼 말했지만 결국 시민 부담으로 돌아온 사업”의 후유증을 경험한 도시다.
남원 시민들이 이제는 숫자보다 근거를 묻고, 말보다 실행 가능성을 따져야 하는 이유다.
이번 결선은 단순히 두 사람 중 누가 더 유명한지를 가리는 선거가 아니다.
누가 남원을 자신의 정치 경력용 발판으로 보는지, 누가 남원을 정말 삶의 터전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가려내는 선거다.
남원을 스쳐가는 사람보다, 남원을 끝까지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다. [기자수첩] “구태정치” 외친 양충모, 정작 떨고 있는 쪽은 누구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