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다섯 가지 사정들은 어떤 직업에서는 금전상의 수익이 적은 것을 보상해주고, 다른 어떤 직업에서는 금전상의 수익이 큰 것을 상쇄시키는 주요한 사정들이다.
첫째, 직업자체가 사람들을 유쾌하게 하는가, 불쾌하게 하는가.
둘째, 그 직업을 습득하기 쉽고 비용이 저렴한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가.
셋째, 취업이 안정적인가, 불안정적인가.
넷째,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신임(信任), 곧 그의 책임이 큰가 작인가.
다섯째, 그 직업에서 성공가능성이 있는가, 없는가.
-국부론 10장 1-1절-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계급처럼 갈리는 이 시대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이상향과 같다.
동시에 이 명제가 참이라면 이와 상반되는 상이한 노동이라면 임금 또한 차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스미스는 300년전 여러나라 여러직업을 관찰하고 임금이 차이나는 요인을 다섯가지로 정리했다.
요약하면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은 누구나 하기 싫으니 그에 대한 보상이 크다는 것.
거기에 기술 습득이 오래걸리고 성공 확률이 적을 수록 임금이 높다고 한다. 지금 시대와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의사, 변호사는 고소득 전문직이었나 보다.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많은 지식을 습득해야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수록 그 댓가가 커야 사람들은 인내력을 가지고 도전할 가치를 느낀다. 위험한 사업뿐만 아니라 고등고시 같은 시도도 이에 해당된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직업에 따라 임금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동일한 배급을 받는 사회는 이러한 다양성을 무시한 매우 단순한 사회관이 반영됐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성직자나 나라를 지키는 군인 등은 물질적 보상이 적어도 명예를 얻기에 이를 상쇄시킬 수 있다.
또한 필자 같은 유명하지 않은 글쟁이의 노동은 생산적이지 않기에 보수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인쇄술 발달과 지금처럼 미디어가 다양해진 환경에서 차별화된 컨텐츠만 제작할 수 있다면 광고 등을 접목시켜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여건을 감안할 때 임금의 차이는 정당하게 느껴진다./유범수 작가(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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